익숙한 일감 같으면 패턴대로 자기 복제를 해서 붙일 텐데... 그게 아니다보니 정말 맨땅에 헤딩하면서 아이디어를 쥐어짜야했다. 오랜만에 꿈에서도 대본을 몇번이나 썼음. -_-;;;
여하튼 3시 조금 안 되어 마감을 넘기고 세수만 하고 투표소가 있는 동사무소로.
늘 그렇듯 찍지 않을 당은 확실히 정해놨지만 누굴 찍을지는 몰라 전철역으로 빙 둘러서 갔다. 거기서 후보자들의 면면을 대충 살펴보고 투표소에 들어갔다.
차악을 선택하고 나와서 2달간 장기 출장가는 동생과 함께 면세점으로... 그리고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인터넷 접속을 해보니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내가 차악으로 선택했던 열우당.
[#M_ more.. | less.. |계속 표는 주고 있지만 난 당신들 지지자 아니거든.
사표가 될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또 내가 당신들을 찍었다는 걸 알면 펄펄 뛸 부친을 뻔히 보면서도 한표를 던져준 건 전국을 다 쓸어 먹는 것도 모자라 모든 지역구에서 지지표까지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만은 막아보려는 나름의 한표였다.
1920년대에 양심과 양식이 있는 지식인이라면 공산주의를 안 할 수 없었듯, 1980년대에 양식있는 젊은이로써 최소한의 역할을 했었던 당신들에게... 그 시대를 살짝 비껴났다는 핑계로 내 미래만을 준비하며 살았던 인간이 가졌던 가책의 한표다.
그러나 그때 같은 학생임에도 간부고 회장이라는 이유로 당신들이 타도하려던 정권보다 더 권위적이었던 당신들의 행태는 기억하고 있다. 이론과 심정으로 동참하면서도 참여할 수 없었던 게 당신들의 그 모습이었다.
[#M_ more.. | less.. |내가 정말로 화가 나는 건 정말 순수했던 동시대 젊은이들의 열정을 팔아 정치에 입성 했음에도 한나라당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당신들. 신문에 절대 나지 않는 정보를 받아 먹을 수 있는 내 직종 덕분에 알게 된 당신들의 요즘 행태. 제발 창피한줄 좀 알아라. 최모모처럼 해야만 죽일 놈은 아니거든. 저 인간들은 본래 그러려니 하지만 당신들은 좀 자제해야 되지 않나?
그리고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그 시대를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의 감성을 이용하려는 이번 선거의 퇴행성을 보면서 분노했다.
제발 정신을 차리거나 이번 결과에 책임을 지고 알아서 능력 안되는 사람들은 보따리를 좀 싸주시길. 능력이 모자라면 깨끗하기라도 해야지. -_-;;;
시거든 떫지나 말라는 모친의 말이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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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내게는 최악인 한나라당
전두환부터 이어져온 계보때문에라도 태생적으로 내가 용납할 수 없는데다 지난 대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밑바닥까지 봤기 때문에 절대 내게 한표를 얻을 수 없는 당신들.
그래도 열우당보다 아주 쬐끔은 더 똑똑한 것 같다.
최소한 당신들의 지지자가 누구인지, 그들을 어떻게 묶어놔야할지는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 부친의 말마따나 지지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당. 당신들의 지지자들은 막대기를 꽂아놔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속 찍어줄거다.
문제는 그렇게 누르며 압력솥처럼 누르다가 어느 순간 무산 계급이 폭발했을 때 감당은 결국 나처럼 있지도 없지도 않은 어정쩡한 사람들이 져야겠지. 당신들과 극력 지지자들은 안전한 외국으로 달아날 능력과 연줄이 있을 테니까.
중간중간 김을 빼주는 현명함을 갖추기에는 당신들은 너무 욕심이 많다. 부디 지난 대선때처럼 계속 정신 못 차려주길. 이제 소원대로 몰빵을 했으니 앞으로 일어날 문제는 당신들도 공동 책임이다. 잘 들끓는 민심이 대선 때 누구를 선택할지는 당신들이 하기 나름이겠지.
어느쪽이건 내겐 상관없다. 무산 계층까지 끌어안고 갈 능력이 있다면 당신들이 내 차악이 될 수도 있겠지. 말아 먹으면 말아 먹는대로 또 야당이 되는 당신들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할 테니 그것도 즐거움.
이번 승리로 더 가망이 없겠지만 대선을 위해서 여전히 알짱거리는 그 입하고 손바닥만 살아있는 거지 양아치들 정리 좀 하시길. 양아치 아저씨들, 어디 가서 빌붙지 말고 제발 밥값이라도 좀 내고 다녀라. 갑은 을에게 지불할 의무가 있는거지 밥 얻어먹을 권리를 가진 건 아니거든.
정계 개편은 이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 같고...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고 느꼈던 두명 중 한명은 이번의 현명한 선택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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