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우니까 엄청 마시고 있다.
일단 루피시아의 팜플무스부터.
꽤 오래 전에 교환을 한 물건인데 재고 소진 차원에서 교환 홍차를 털어내는 시즌이라 무작정 골랐다. 근데 밀봉해놓은 봉투를 뜯자마자 확 코를 찌르는 달큰상큰한 향기. 그때 심정은 아뿔사였다. 왜냐면 티푸드로 준비해 놓은 게 고로케인데
그래도 뜯었으니 별 수 있나. 준비한 포트에 투하. 우린 다음에 급냉을 시켰다. 흡사 과일티로 착각할 정도로 색이 아주 붉고 곱다. 찻잎에 큼직큼직, 노리끼리한 덩어리들이 이런 색깔을 내게 하는 걸까 궁금해서 팜플무스가 무슨 뜻인가 찾아봤더니 불어로 자몽이라고 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했더니 말린 자몽이었던 모양... 불리면 상당히 커진다. ^^
다른 사람이 쓴 시음기를 보니 시트러스 향이 느껴진다고 하던데 난 절대 미각이 아닌지 아주 미미한 달큰상큼함 정도만 느꼈지 시트러스 향인지는 모르겠음.
그냥 이름이 왠지 아이스티에 어울릴 것 같아서 택해봤는데 훌륭한 선택이었음. 일본에 갈 일이 있으면 사와봐야겠다. 고로케랑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은 런던 프루츠 앤 허브 컴퍼니의 오렌지 스파이서.
핫티로 마셨을 때 설탕 빼고 덥힌 환타 같은 맛이라 좀 별로였던 친구다. 그래도 아이스티로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밤에 열기를 식힐 겸 한잔 준비를 해봤다.
뜨거울 때의 그 뭔가 밍숭찝찌름한 것이 사라지고 아주 상큼한 허브 아이스티로 변신~ 은은한 달큼함과 스파이시함이 깔리는 가운데 느껴지는 그 상큼함이라니~ 차가울 때 훨씬 맛있다. 그냥 차만 마셔도 좋고 뭐를 곁들여도 궁합이 아주 좋을듯.
앞으로 구박하지 않고 사랑해주기로 했다.
위타드의 올드 잉글리쉬 프루츠 냉침.
이번 분기 사촌들과 식사 모임 장소가 우리 동네다 보니... 후식은 우리 집으로 올 것 같아서 냉침을 미리 해기로 결심. 작년 시음기를 살펴보니까 올드 잉글리시 프루츠 홍차에 대한 격찬을 써놨더라. 그래서 별 갈등없이 이 친구로 결정~
생수에 24시간 냉침해서 일요일에 풀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 단 걸 좋아하는 남자 사촌들 덕분에 만들어 놓고 썩고 있던 홍차 시럽이 모처럼 잘 팔렸고... 시럽없이 마신 여자 사촌동생은 향기가 아주 좋다고 멘트.
봄에 얼려놓은 딸기로 즉석에서 만들어준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좋았던 덕분에 냉차는 예상보다 덜 팔렸지만 남은 건 내가 알뜰하게 다 마셔줬다.
곁들인 건 월요일에 ㅎ양이 사온 프린세스 호텔에 있는 본 누벨의 치즈 케이크. 내 취향에는 조금 질겼지만 무화과 시럽이 들어간 게 아주 특이했다. 무화과 씨가 살짝 씹히는 그 느낌이나 맛이 아주 좋음. 어제는 다른 케이크를 먹었는데 (사진은 안 찍었음. ^^;;;) 부드러운 무스 종류가 더 맛이 뛰어난듯.
프린세스 호텔이라니... 들어보지 못한 곳인데 거기 베이커리 수준은 꽤 높은 듯. 사러 갈 기력은 없지만 지나가다 보이면 구매를 하게 될듯.
여하튼... 홍차와 케이크의 궁합은 역시 극강이다. ^0^
마지막은 지금 마시고 있는 텐푸의 말리화차.
여름이 되면 귀차니즘이 발동해 잎차 우리는 것도 귀찮아진다. 그래서 동생에게 티백을 사오라고 시켰음. ^^ 지난주에 공수된 티백 말리차다.
항상 뜨겁거나 따뜻하게만 마시던 거라 과연 차가워도 괜찮을까 의구심을 조금 가졌는데 아주 훌륭하다. 차가운 우롱차와 또 다른 매력이 철철 넘치는 친구~ 자스민향이 솔솔 퍼지면서도 역하지 않은 부드러움.
ㅎ 양이 월요일에 사온 치즈빵과 함께 먹고 있는데 잘 어울린다.
역시 올 여름에 애용해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