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금요일에 급작스런 조카의 방문. 뽀삐를 보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는 소리에 놀러오라는 문자를 보냈더니 그 문자를 지 엄마가 읽어주자마자 신발을 신고 나갈 준비를 하신댄다. ^^;;;; 결국 오후에 잠깐 짬이 나는 그 틈에 놀러오라고 했음.
덕분에 그날 이틀치 운동량을 반나절에 몰아서 한 뽀삐는 일요일까지 원기회복을 해야했음. 그래도 살짝 붙었던 살이 다시 쪽 내려가버렸으니 남는 장사였다. 자주 놀러오라고 해야겠다.
그런데... 13개월짜리 조카에겐 요즘 뽀삐가 멘토인지 한번씩 왔다 갈 때마다 뽀삐가 하는 걸 배우고 가서 제부가 충격을 엄청 받는다고 함. 저번에 와서는 모든 사람에게 뽀삐처럼 혀를 날름거리면서 뽀뽀를 하는 걸 따라하더니 이번엔 식탁 밑에 기어다니는 것과 바닥에 누워 뒹구는 시체놀이를 전수받아갔다. ㅍㅎㅎㅎㅎㅎㅎㅎㅎ
제부가 자기 딸과 뽀삐의 교제를 조만간 적극적으로 말릴 것 같음. 조카는 몰라도 뽀삐는 제부의 반대를 환영할듯.
3. 우리 윗집에 성악을 하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사는 모양이다. 연습을 엄청 열심히 하는지 낮에 집에서 일하면 내내 들리는 귀에 익은 아리아와 이태리, 한국 가곡들. 노래를 못하면 짜증이 날 텐데 상당히 잘 부른다. 덕분에 성악 채널을 하루종일 틀어놓는 기분. ^^
예전에 내가 음악할 때 우리 아래, 위, 옆집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성악 얘기가 나온 김에 떠오른 일 하나. 며칠 전 뽀삐와 산책을 나갔는데 어느 집에서 애(초딩? 아님 변성기 직전의 중딩?)이 성악 레슨을 받는 모양이었다. 발성을 하는 소리가 나는데 천천히 음정을 올리다가 어느 시점에서 자꾸 플랫이 되고 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선생도 귀가 있으니 당연히 그 지점에서 끊고 몇번을 다시 시키다가... 아무리 해도 안 되니까 그 음을 불러주는데 문제는 그 선생이란 사람도 제 음정을 내지 못했다. =.= 그걸 듣고 따라하니 당연히.... ㅍㅎㅎㅎㅎㅎㅎ
4. 오늘은 부친 심부름으로 간만에 시내에. 정말 덥더라. 그리고 저 돌뎅이십장이 버스 노선을 마구 꼬아놓은 덕분에 쌩~하니 갔다가 가볍게 올 길을 얼마나 걷고 또 걸었는지. -_-;;; 너무 더워 쓰러질 것 같아서 버스 정류장까지 걷다가 결국 오는 건 택시로.
다시 한번 돌뎅이 십장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고 있음. 저 XX는 정말 누가 좀 안 잡아가나??? 잡아간다는 보장만 있으면 내가 생업 다 젖혀놓고 산에 들어가 백일기도라도 드리겠음. -_-;
멍청한 열우당이 유일한 대항마를 조기에 쳐낸 덕분에 저 당나라당만 신났지. 바보들... 저 십장은 말할 것도 없고 유신공주도 끔찍하지만 열우당 계열에선 단 한명도 찍을 사람이 없다. 뼛속까지 반당나라인 내가 이런 형편인데 중도들의 표는? 에휴휴... 한숨뿐이다.
5. 산책하기 좋은 봄날은 다 보내고 일사병으로 쓰러져 죽기 딱 좋은 여름에 바람이 난 우리 뽀양. 더워 죽겠는데 나가자고 계속 삽질중. -_-;;; 니 언니 또 나가면 정말 쓰러진다. 해 떨어지면 나가자.
6. 9월에 만기되는 삼성 카드 경신해야 함. 신청도 안 했는데 지들 마음대로 보내온 게 얄미워서 신청한 적 없다고 돌려보냈는데... 조건을 따져보고 내가 원하는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카드를 회비없는 걸로 준다면 이 회사로 유지. 아니라면 어차피 회비 낼 거... 혜택이 많고 피겨에 돈 좀 써주는 현대 카드로 바꿔야겠다. 삼성카드는 정말 너무 혜택이 없음. -_-;
7.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드디어 개봉을 하는구나. 어린 사촌동생들 데리고 우뢰매 억지로 봤던 그 악몽이 갑자기 떠오르긴 하는데... 나는 그 유치함에 죽을 것 같았지만 당시 유치원과 초딩 저학년이던 사촌들은 미친듯이 열광을 했었다. 그걸 보면서 세대차이를 온 몸으로 절감했었음. ㅎㅎ
예전에 알던 그래픽 디자이너가 영구 아트에 들어갔는데 (벌써 몇년 전) 하루종일 괴수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만 그린다고 했었다. 착취 수준인 다른 회사들에 비해 영구 아트는 근무 시간이 끝나면 그 다음부터는 자기 일 (=그래픽 부업)을 할 수 있도록 오픈을 해줘서 6시 땡 치면 다들 공룡이나 불꽃 그리던 것 저장하고 부업한다고 좋아했는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어지간하면 절대 그만두지 않고 거기서 일을 한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름 개념이 있는 경영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잘 되면 좋겠다. 제발 개봉하자마자 불법 파일로 돌리는 인간들 좀 없었으면.
8. 동계 올림픽.... -_-;;;
평창을 성원하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치 선정으로 인한 충격이 나름으로 커서 그냥 피했던 주제인데... 감정이야 어떻든 같은 업자로서 스필버그가 총 감독을 했다는 그 PT와 광고 영상들을 뒤늦게 봤다.
패전국(?) 국민으로서 감정을 다 빼고 그냥 영상물을 평가하는 동종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솔직히 스필버그가 저기 들어가서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화질이 빠방한 스크린으로 봤으면 세련미나 색감으로 인해 또 다른 느낌이 왔을지 모르겠지만 연출과 구성, 대본으로 볼 때 런던 올림픽 유치 위원회의 그 입이 딱 벌어지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이디어와 연출에 절대 미치지 못한다.
다만.... 소치에서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그 코믹한 영상은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나도 생각할 수 있다는...
책을 볼 때 '난 절대 이렇게 이런 글을 쓸 수 없다'는 절망감을 주는 글이 있다. 런던 올림픽의 유치 PT 영상이 바로 그런 질투와 절망감을 줬다면 소치는 나한테 그 정도 시간과 돈을 주면 이 정도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내가 너무 오만한가? 스필버그라는 이름에 너무 기대를 했던 모양. 말 그대로 감수만 한 것 같다. 스필버그 특유의 짜릿한 상상력과 번뜩임은 절대 없었음.
잡설
간만에 모듬 잡담
1. 저 조속히 쓸어버려야 할 인간들 때문에 정신이 산란해서 일도 하는둥 마는둥. 그래도 지난주에 마감을 다 막은 걸 보면 내가 신통방통하다. 그러나 꼭 해야할 생업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피폐 모드. 그리고 수금을 소홀히 했더니 6월에 이어 7월도 아주 빡빡한 생활중. ㅠ.ㅠ 근데 저것들 잡느라 기운을 다 소진해서 수금 독촉할 기운이 없다. 그냥 1-2주 더 기다려주기로 했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