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he Mouse on the Moon 로 1962년에 출판됐다. 외전격으로 아직 번역이 되지 않은 한권을 제외하고 원작자가 쓴 순서대로라면 그랜드 펜윅 시리즈 2권에 해당하는데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이유로 한국에선 시리즈의 3편이 2편으로 먼저 출간되고 이게 그 다음에 번역되어 나왔음.
책 말미에 번역자의 변이 있으니 그 이유는 그걸 보고 각자 납득을 하던가 말던가 하면 되고...
몇년 전 황당하게 미국을 점령했던 그랜드 펜윅 사람들이 다시 잊혀질 무렵 중세에 머물고 있는 펜윅성에 온수가 공급되는 상수도 시설 설치를 위해 마운트조이 백작이 우주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이유로 미국에 차관을 요청한다. 그의 속셈을 눈치챈 미국에선 역시 정치적인 계산으로 요청한 500만불이 아니라 5천만불을 무상 제공.
그렇게 서로서로 행복하게 진행이 될 일이 고지식한 공녀의 남편 털리와 펜윅에 사는 천재 코긴츠 박사 덕분에 진짜 진행이 되기 시작. 이런 류의 소설들이 다 그렇듯 적당한 우연과 납득이 안 될 것도 없는 상황이 엮이면서 결국 그랜드 펜윅은 미국과 소련을 젖히고 달에 가장 먼저 착륙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적당히 교훈적인 또 기적이 반복되지 않도록하는 양념이 곁들여지면서 상황 종료.
한권을 읽는데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책장이 빠르게 넘어간다. 이 책이 나오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자기 시대를 꿰뚫는 통쾌감을 느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렇지만 40년이 흘렀음에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재미는 퇴색하지 않는다. 곳곳에 배치된 위트 넘치는 대화와 표현들은 냉전라는 이미 낡아버린 배경을 갖고 있음에도 이 소설이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인 것 같다.
냉전의 끝자락을 아주 희미하게나마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연결되어 더 한 재미를 주는 책인듯 싶다. 즐거운 풍자소설 한편을 읽었음~
책/픽션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레너드 위벌리 | 뜨인돌 | 2007.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