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온전히 갖다 바치고 단 두마디를 건져온 빠드득 어제의 목포행에서 유二하게 건진 것이 있다면 쟁여둔 책들을 조금 해치웠고 무화과를 사왔다는 것이다.
갈때는 내리 자느라 책을 한번 꺼내지도 못했고 오는 동안은 열심히 읽었다.
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는 작년 연말에 고구려에 필 받아서 왕창 사둔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늘 흐릿한 흑백 사진으로만 보던 벽화들이 아주 생생한 컬러 화보로, 그것도 중요한 부분은 타이트 샷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이 많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상태가 좋지 않은 벽화를 흑백 사진으로 보면 판독이 거의 불가능인데 이건 제목 그대로 벽화로 고구려를 볼 수 있다.
김용만씨의 고구려의 그 많던 수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와 맥락을 같이 하는 얘기도 있고 같은 벽화를 놓고 살짝 다른 해석을 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논란의 소지가 될 정도까지는 아님. 생활 관련 부분은 앞쪽이 더 낫지만 천문학과 전설, 첨성술 등 종교 관련 부분은 벽화에 치중하다보니 역시나 이쪽이 좀 더 심도 깊고 얘기도 다양하다.
깊이라는 측면에선 고구려의~ 쪽이 좀 더 깊지만 편안하게 고구려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겐 고분 벽화~ 쪽이 더 추천이다. 텍스트로 막연하게 상상했던 것들이 머릿속에 그림으로 확연히 각인이 된다.
나중에 고구려에 대해 글을 쓰게 된다면 여기 있는 벽화와 설명들이 많이 응용될 것 같다.
많이 알면 알수록 욕심이 많아진다는 옛 말은 진리란 것을 다시 한번 증명. 이걸 읽고나니 '고구려 고분벽화'란 책이 보고 싶음. 300여장의 원색 도판과 1500매의 자세한 설명이라.... 일단 카피만 봐도 엄청 비쌀 것 같다. -_-;;; 내 거래처(?)에서 갑자기 할인 행사를 한다거나 하지 않으면 고구려 관련 글쓰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때나 되서 사야지. 그런데... 그러다 품절이나 절판되면 어쩌지? 요즘은 이런 인문 서적도 너무 쬐끔 찍는지 절판이 너무 빠름. =.=
방금 확인한 사실. 자그마치 30만원!!! 7만원짜리 도교사상사전도 덜덜 떨고 있는데.... ㅠ.ㅠ
책/인문(국내)
고분벽화로 본 고구려 이야기
전호태 | 풀빛 | 2005년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