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R. 모리스 | 황금나침반 | 2007. 가을?-11.16
일단 제목이 끌리고 카네기, 록펠러, 모건, 굴드 (<-- 이분은 뉘신지 몰랐음) 라는 눈에 익은 이름들이 보이는데다 무슨 이벤트니 어쩌니 해서 책값이 잠깐 싸게 내려가 있었다. 몇번 망설이다가 결국 마지막 조건에 낚여서 구입.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했지만 어라~ 만만치가 않다.
내가 예상했던 건 인간의 역사 중에서 가장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던 19세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 살면서 거대한 부를 쌓았던 이 네 인물의 평전이었다. 더불어 당시 사회상과 얽히고 설킨 부의 계보를 알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했고. 한마디로 어릴 때 읽던 위인전의 성인용 업그레이드판을 생각하고 덤볐다.
하지만 표지 디자인이나 제목 또 입맛 끌리는 선전문구와 달리 이 네 명에 대한 달달한 기록이 아니다. 이 넷을 중심에 놓고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기업사와 그 역동적이면서 치졸한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가볍게 읽어나가기 힘든 -이건 경제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내 관점일 수도 있다- 용어와 숫자들이 쫌 등장하고 경제 이론적인 부분들, 또 자본주의의 모습에 대한 성찰까지도 독자에게 요구하는 면이 있다. <-- 이 부분은 작가의 의도라기 보다는 내용에서 파생되는 곁다리적인 독자의 감상일 수 있겠음.
제이 굴드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전혀 모르던 사람이니 그에 대해선 접어두고, 나머지 세명의 인물을 두고 감상을 좁히자면 모건은 예상대로. 록펠러도 어느 정도는 짐작대로. 카네기는 충격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위인전에서의 엄청난 미화와 또 뉴욕에 남아있는, 음악도들에게 서보고 싶은 꿈의 장소인, 카네기 홀이 주는 후광이 성인이 된 뒤에서 많이 남아있었는지 성인이 된 이후 주워들은 그의 악덕에도 불구하고 좋은 느낌이 많이 남아있었나보다. 극강의 그 쥐어짜기에 노조탄압, 두 얼굴에 쇼크만발. 공산당식으로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악덕 자본가의 대명사. -_-;
미국의 자본주의에 대한 인상은... 그렇게 엄청난 모순을 눈앞에서 보고 체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원낭비적인 그 성향에서 절대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역시 작은 충격. 자본주의에 대해서, 또 미국의 성장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무거운 성찰이랄까 결론은... 거대한 경제침체와 공황은 항상 전쟁을 통해 극복이 됐지 자본주의 자체의 노력으로는 구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공산주의는 이미 실패로 판명이 났고... 자본주의는 정기적으로 전쟁을 먹으면서 연명해나가는 괴물이 되는 건가? 다른 대안은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