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교환해서 소량으로 얻은 건 마시고 잊어버린 것도 줄줄이 있겠지만 그건 걔네들의 운명이려니 해야지.
Le The de l'hospitalite The Russe
홍차 카페에서 교환한 홍차다. 꽤 오래 전에 교환을 했는데 깜박 잊고 있다가 뒤늦게 찾아내서 지난 주말에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탈탈 털어넣었음.
이름을 보건데 프랑스 브랜드가 아닐까 싶은데 아주아주 만족스런 높은 수준의 맛과 향을 가진 홍차였다고 평가하겠음. The Russe, 러시안 티라는 이름 때문에 약간 중국차스런 느낌이나 훈연향을 예상했는데 이름과는 조합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형용하기 힘든 향긋함과 동글동글한 맛이라니. 수색도 아주 마음에 드는 고운 그야말로 홍찻빛. 위 사진의 투명잔이 실제색에 제일 가까운 것 같다.
자세한 블렌딩 정보와 회사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치솟는 정도로 퀄리티가 좋은 홍차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너무 많은 홍차를 구입해온 관계로 구매 욕구는 누르기로 했음. 일단 있는 친구들을 소진시키면서 다음 여행 때 위시 리스트에 넣어봐야겠다.
정말 세상은 넓고 마셔줘야할 홍차는 너무 많다.
Cafe comme ca Tea Caramel
올 봄에 일본 갔다온 동생이 사다 준 홍차. 홍차 전문카페에서 사온 티백인데 요즘 유행하기 시작한 고급 모슬린 삼각 티백이라는 호화로운 형태를 하고 있음. 사이즈도 일반 티백과 달리 작은 디카 정도의 크기. 가격도 당연히 꽤 높았다고 한다.
일반 티백과 모슬린 혹은 차나무 껍질 섬유로 만든 고급 티백의 그 미묘한 차이를 감지할 정도로 고급스런 입맛을 가진 인간이 못 되는 관계로 역시 모슬린 티백이야~라는 류의 감탄사는 날려주지 못하겠다. ^^;
그저... 괜히 뭔가 좀 있어보인다는 생각은 들었고 또 캐러맬 향기가 좋았다는 기억은 난다. 일본 홍차치고는 향기가 요란스럽지 않아 좋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고. 그런 것 외에 특별한 느낌이 없어썬 걸 보면 대단히 좋았거나 나빴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음.
두어개 남았으니 다시 마셔보고 새로운 인상이 더해지면 포스팅을 할 것이고 아니면 나머지 소진하고 잊어버릴 것 같음.
Willidungl Magen-freund Wohltuender Krautertee
이번에 빈에서 사온 허브티 티백. 번역기로 돌려봤더니 Willidungl stomach friend of beneficial Krautertee <-- 라고 나온다. -_-;;;
국화향기도 좀 나는 것 같고 카모마일 향기도 나는 것 같으니...그냥 위나 소화에 도움이 되는 허브차 종류라고 대충 때려잡아 짐작을 해야할듯. 한국으로 치면 현미녹차 티백 가격으로 사왔고 맛도 나쁘지 않으니 대충 만족.
Lupicia Sakuranbo vert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루피시아의 가향차 중 하나. 일본에서도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은데 홍차에 가향한 건 사쿠란보, 이 사쿠란보 버르는 녹차에 가향을 한 제품으로 그래서 그런지 그냥 사쿠란보보다 더 비싸다.
향기는 이름 그대로 벛꽃이랄지 체리랄지 정체가 모호한 요란한 향이 물씬물씬. 그리고 역시 정체불명의 작은 빨간 열매들이 찻잎 사이에 쏙쏙 숨어있는데 시각적으로 참 예쁘다. ^^ 마신지 좀 되서 수색이니 하는 섬세한 것들은 생각나지 않고 맛은... 향기 그대로 좀 요란스럽다.
여름에 아이스티로 마시면 다른 첨가물이 필요없이 향기가 주는 달달한 느낌만으로 목구멍에 솔솔 넘어간다. 뜨겁게 마시면 냉차보다는 그 발랄함이 좀 덜해진다고 해야할까?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얘는 냉차용 제품인 것 같다.
차를 처음 마시거나 잘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입문용으로 권장.
묵방산 구절초 꽃차
모님에게 선물받은 차. 요즘 여러가지 일들로 위장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관계로 홍차는 의식적으로 줄이다보니 마데 인 차이나는 무조건 거부하는 부친과 함께 애용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마데 인 차이나 불신에 동참하고 싶지는 않지만 똑같은 꽃차인데 왜 이 국산차는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활짝 피어나고 중국차는 떡처럼 뭉쳐지는지 그게 좀 궁금함. -_-;
말 그대로 향긋~하니 퍼져나가는 구절초 향기가 가득하고 수색은 은은한 연노랑빛. 뒷맛은 박하처럼 살짝 멘톨향이 감돌면서 굉장히 깔끔하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상큼해서 식후에 소화 겸해서 마시면 더 좋은 듯.
가격을 밝히지 않아서 얼만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대충 국내산 차의 가격대를 볼 때 ㅎㄷㄷ하게 비싸지 싶은 친구인데... 만족도가 높아서 다 마시면 구입을 하게 될 것도 같음. 내년 차 박람회 때 싸게 팔면 사던가... 백화점 세일을 노려봐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