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는 속이 따끔거려서 잠시 녹차와 홍차를 자제했고 지난 주는 속이 뒤집혀 죽다 살아난 관계로 역시나 자연스럽게 패스. 베노아 애플을 턴 기념으로 베노아 파인 다즐링을 개봉해야지~ 노리기만 하다가 드디어 열었다.
이렇게 새까맣고 좀 있어 보이는 친구다.
친구나 놀러와야 저렇게 구색을 갖추지 혼자 마실 때는 귀찮아서 티포원 하나만 달랑 내려서 보통 마시는데 오늘은 몸값도 거~하신 분의 개봉인데다 2주만의 홍차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모처럼 티포원이 아니라 제대로 세팅을 해봤다.
홍차와 궁합이 환상인 디저트. 차가 우려지는 동안 잽싸게 한장 찍어봤다. 티푸드는 역시 사놓고 제사만 지내던 에그 타르트.
막 따라놓은 첫잔. 첫잔이라 수색이 좀 연하지만 향기에서 풍겨나오는 포스는 진짜 강함. 맛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지금 마지막 잔을 옆에 놓고 쓰고 있는데 느낌을 정리하자면 "진하고 맛있는 다즐링" 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골든 팁스의 퍼스트 플래시 다즐링 특유의 그 풋풋한 풀맛이나 은은한 구수함과 다른 전체적으로 선이 굵은 맛과 향이다. 아마도 세컨드 플래시나 오터널이 메인이지 싶은데 싸구려틱한 잡맛이 하나도 없는 진한 홍차. 우러날수록 과일 같은 프루티한 향기가 짙어져서 약간은 실론 홍차의 느낌까지도 준다. 천천히 마셔도 괜찮은, 느리게 우러나는 홍차이긴 하지만 막잔의 그 쓴맛은 진짜 극강. 얘의 막잔은 밀크티로 해서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근데 다즐링을 밀크티로 마셔도 되는 건가? ㅎㅎ;;;)
단 것, 식사 어느 쪽에도 잘 어울리긴 하겠지만 가벼운 샌드위치류보다는 에그 타르트처럼 좀 묵직한 티푸드에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냥 차만 마셔줘도 충분할 것 같은, 그런 포만감이 느껴지는 홍차.
역시 비싼 게 좋긴 하군. 갓 뜯은 이 신선함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친구들을 불러모아 한잔씩 마셔줘야겠다. 그러나 과연 언제? ㅠ.ㅠ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마감 하나 겨우 막았는데 좀 있다 친구 결혼식 갔다가 회사 들어가봐야하고... 내일은 또 다른 거 마감. 그래도 질러놓은 카드를 생각하며 열심히. 양아치 XX들하고 얽히는 거 싫어서 정치판 일은 다 거절했는데도 따져보니 올 12월 장사도 그럭저럭 평년치는 한 것 같군.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