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보니 각종 녹차, 우롱차, 자스민차를 차게 해서 마시는 데 맛들려서 한동안 새로운 홍차 탐구를 게을리 했다.
일단 날이 더우니 뜨거운 차가 전혀 땡기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주말에 계속 비 오고 날이 꿀꿀한 김에 열심히 마셔줬다. 이런 예외를 제외하고는 꽤 계속 아이스티 사랑 분위기가 이어질듯. 그러고 보니 아이스티 포스팅은 하나도 안 하고 있다. -_-;;;
먼저 하니&선스 발렌타인 블렌드
이건 교환한 사람이 마셔보라고 넣으준 시음티.
마리아쥬 프레레의 웨딩 임페리얼 이후 초콜릿 가향차에 필이 받은 상태라 선택해봤다.
결론은 한마디로 그냥그냥 무난한 초콜릿향 홍차. 마리아쥬의 웨딩 임페리얼은 향과 맛이 상당히 다층적이고 미묘한데 반해 이건 그냥 딱 한겹이 휙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내가 싫어하는 싸구려틱한 맛은 아니지만 그동안 마신 초콜릿향 가향차에 비해서 특별히 좋은 건 모르겠다.
시음해봤다는 걸로 만족~
그런데 이런 블렌딩 전문가들은 결혼이나 사랑을 초콜릿으로 대입하고 싶은 모양이네. 웨딩이니 발렌타인이니 하는 로맨틱한(?) 이름엔 꼭 초콜릿 향을 입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이나 영국 티마스터들은 비교적 심플한 듯. 홍차에 관한 한 정체성을 명확히 밝혀주는 이름이 더 좋다.
위타드 잉글리쉬 스트로베리
아이스티를 위해 개봉해 좀 덜어내고 다시 밀봉했는데 개시는 핫 티로 해버렸다.
한마디로 딱 위타드 스타일 그대로의 전형적인 과일향 홍차.
봉투를 열었을 때 향은 엄청나게 강하다. 진한 과일향차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좀 겁이 날 지경. 그런데 우리니까 역시나 대부분의 강한 향은 달아나 버리고 은은한 딸기 향만 살짝 남아 있다. 그러니 당연히 만족~
풍선껌이나 과일맛 사탕 특유의 싸구려틱한 과일 향이 나는 홍차는 질색을 하는 고로... 얘는 상당히 만족스런 딸기 홍차 리스트에 올려줄듯... 이라고 쓰고나니 딸기 홍차는 거의 마신게 없구나. ^^
사실 과일향 홍차를 마시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과일은 과일 그대로가 좋지 어떤 형태로건 가공이 된 것, 특히 물과 관련이 된 건 아주 질색팔색을 하는 고로...
남은 건 조만간 아이스티로 만들어 봐야겠다~
위타드의 크랜베리
얘도 여름용으로 비장해놨던 홍차. 사실은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했는데 위타드의 과일향 홍차 시리즈에 뿅~ 간 내 동생의 꼬임에 넘어가 그에겐 커피를 주고 이건 우리 걸로 쟁여놨다. ㅎㅎ; 당사자는 물론 이 사실을 영원히 모르겠지.
뜨거운 크랜베리는 아예 상상도 안 되는 관계로 주저없이 아이스티로. 뜨거운 물에 우려서 얼음을 채운 컵게 붓는 급냉을 선택.
만족스런 붉은 빛깔과 고급스럽고 향긋하면서 짙지 않은 크랜베리 향~ 너무너무 만족이다. 홍차 자체에서 아주아주 가볍지만 살짝 단맛이 도는 관계로 설탕이나 시럽을 전혀 첨가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도 너무너무 만족.
조금만 덜어낸 게 후회스러울 정도로 만족스런 아이스티용 홍차이다.
점잖고 덜 화려한 위타드 제품은 두고두고 사랑해줄 것 같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영국에 또 갈 수 있으면 그때 다른 종류들도 더 많이 사와봐야지~ㅇ
압끼삐싼트 CTC 아쌈
CTC 기계로 동그랗게 찻잎이 말리도록 가공한 제품이다. 말로는 들었는데 맛보는 건 처음. 이건 가입한 홍차 동호회에서 누가 분양을 하는 걸 신청해 당첨된 제품.
내가 본래 아쌈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정말 하늘을 향해 표호하고 싶을 정도로 대만족~
아쌈의 강렬함과 함께 꼭 실론티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동글동글한 단맛과 구수함을 함께 갖고 있다. 밀크티로 어울린다는 추천을 많이 하는데 스트래이트로도 너무나 훌륭. 본래 밀크티를 마시고 싶어서 우렸음에도 스트래이트가 너무 맛있어서 계속 이걸로 마시다 마지막 잔에 우유를 부었다.
연하게 우린 첫잔의 상큼함도 좋고, 진해질수록 강해지는 구수하고 달콤한 풍미도 너무나 훌륭. 오래 우려도 써지지 않는 것에도 당연히 점수가 팍팍 간다.
우유를 섞어도 맛있긴 하지만 이 풍미가 아까워서 난 스트래이트로 더 애용해줄 것 같다. 그래도 한번 정도 로얄 밀크티는 끓여볼 예정. ^^
지금 조금 남아 달랑거리는 아쌈들이 떨어지면 구입할 리스트 수위에 올려놔야겠다. 호평 자자한 티피 아쌈을 시음해 본 다음에 더 맛있는 쪽을 결정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