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놓은 건 꽤나 한참 전인데 책장에 꽂아만 놓고 있다가 자료 조사 겸 읽기 시작.
중국의 미시사나 각종 서적들을 읽다보면 대체로 시대순인데 이 책은 시대가 아니라 테마별로 내용을 나눠서 해당 주제에 맞는 얘기들을 뽑아놓은 게 특징이다. 저자가 서문에 선언했듯 정사 뒤편에 가려진 야사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함께 섞어 다양하게 수록해놨는데 그래서 그런지 역시나 읽는 재미는 쏠쏠. 픽션을 위한 상상력 발휘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해야겠다.
가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는 자국민의 손을 거쳐야 깊이가 있고 오류가 적다는 걸 입증시켜주는 또 하나의 예라고 들 수 있다. 쉽고 재미있어 술술 넘어가지만 두루두루 짚고 넘어간 내용의 내공은 결코 얕지 않다.
함께 시작한 명나라 시대의 상업과 생활을 훑은 쾌락의 혼돈은 진도가 무지무지하게 나가지 않고 있는데.... 객관성은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가 서양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다시 한국어로 번역되는 그 과정에서 오는 괴리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고 또 중국인이 쓴 역사책에 비해 매끄러움이 덜 하다.
황제들이 뭘 먹고, 뭘 공부하고 뭘 하고 살았는지 등등 그들의 생활을 전반적으로 훔쳐보는 관음증적인 즐거움과 함께 주제별로 황제들만의 생활사를 정리해보는 등 지식과 재미 측면에서 기대보다 상당히 괜찮은 책.
개인적으로 자료로서 가치가 높아 더 만족스러웠을 수도 있겠다. 조금씩이지만 널려 있던 것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 명에 대해 나 스스로 꽤 많이 안다고 생각했고 또 자료도 엄청 많을 거라고 믿었는데 의외로 그 빈약함에 놀라고 있다.
쉬는 겸해서 아주 가볍게 날로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빈곳이 많아서 자료찾기를 좀 더 해야할 듯. 하긴... 그동안은 평소에 읽었던 걸 잘 털어먹었지. 이제 털어먹을 것도 없으니 읽어야지. ㅎㅎ
책/인문(국외)
중국 황제 어떻게 살았나 - 절대권력 뒤에 숨겨진 황제들의 본모습
쟝위싱 | 지문사 | 2008.4.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