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 을유문화사 | 2008.4.23
이것도 꽤 된 책인데 꽂아만 두다가 이번에 털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달은 읽지않고 쌓아둔 중국 관련 서적들을 터는 주간이 되고 있는듯 하다.
제목은 중국의 풍속이지만 내용의 90% 이상이 춘추전국시대에 집중되어 있고 상고 시대가 조금 당과 송이 눈곱만큼 더해진 내용으로 중국의 풍속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면이 있다.
내용은 중국 상고 시대의 여성숭배와 생식 문화에서 출발해서 남존여비가 정착되는 과정. 공자, 맹자를 포함한 남자들이 남존여비와 여필종부를 중국 사회에 이식시키는 그 춘추전국시대에 오히려 횡행했던 자유로운 성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그리고 결혼 풍습이며 당시 결혼의 원칙과 축첩제도의 정착과정도 보여주고 있는데 신부를 얻으면서 그 동생이나 사촌, 혹은 여자조카까지 덤으로 딸려가는 잉첩 제도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볼 때는 진짜 황당 그 자체이다.
더불어 열녀전 등등에 등장하는, 남편이나 시댁 식구를 제대로 봉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실 전혀 그것도 아니다.) 일방적으로 이혼당하는 여성들의 상황을 보면서는 쌍시옷이 절로 나오는... -_-+++ 이런 책을 보면 내가 태어난 시대나 나라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국민들이령 대통을 너무 잘 뽑은 덕분에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ㅠ.ㅠ제목에 비해 지나치게 시대가 한곳에 몰려있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읽을만한 가치는 있었다. 한국에 시집온 중국 여자들이 제일 적응하지 못하는 게 손 하나 까딱않는 남자들이라고 하던데 사상부터 통제하는 이런 조직적인 억압을 수천년동안 보내고도 가정에서 양성평등과 가사분담을 철저히 이룬 중국 여성들이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