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의 한 블로그에서 황@영과 이@열의 작품에 대해 비교하는 글을 연달아 두편 읽었다.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도록 요란하게 헤어진 황모 선생의 두번째 와이프께서 이모 선생의 강연회에 찾아와 했다는 "문학성과 인간성은 관계가 있다고 보느냐?"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이분의 경우는 다분히 의도가 있는 질문이었다. ^^;;; 이모 선생님이 아주 난처하셨었다고 함)
몇년간 문학 관련 특집들을 좀 하다보니 두 분 다 직간접으로 마주치고,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어지간한 지인들도 듣기 힘든 얘기들을 육성을 훑어내는 기회를 가졌다.
그때 황@영에 대해서는 그냥 멀리서 바라보면서 문학적으로 흠모를 보냈어야 했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을 이@열에 대해서는 당신의 생각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인간성이나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것만큼은 인정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두 작가의 공통점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와이프가 예쁘다는 것.
차이점은 한쪽은 그 상처를 세상과 싸우면서 거침없이 표출하고 있고 또 한쪽은 속으로 곪을 때까지 끌고 가면서 한번씩 분노의 독기를 애매하게 뿜어 안 먹어도 되는 욕을 자초하고 있다는 거겠지.
한때 멀어지긴 했었지만 화해해서 나름대로 잘 지내고 계시다는데 이 시끌시끌한 정국이 화해했던 두 문인을 또 어떻게 갈라놓고 있는 건 아닌지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 이 역시 확실하게 이메가 때문이다. 해방 정국에서나 보던 문화계의 사상 대립을 21세기에 보게 되다니. 이 무슨 끔찍한 퇴행인지. -_-+++
내 심신의 에너지를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어 갔던 악몽 같은 특집을 떠올리면 진짜 골이 지끈거리지만 그래도 대가의 오오라를 옆에서 잠시나마 쐬어보는 경험은 나쁘지 않았다. 물론 다시 하라면 고개를 흔들면서 달아나겠지만. ㅎㅎ
나도 동종업자니 하는 얘긴데.... 방송쟁이들이란 진짜 상종못할 위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이맘 때에 특집을 준비하면서 박경리 선생님을 컨텍하고 있었다. 아주아주 완강한 고사 때문에 결국에는 포기했지만 박경리 선생님의 부고를 들은 순간 나도 PD도 '그때 무리를 하고 떼를 써서라도 했었어야 하는 것을' 이라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는 것. -_-;
솔직히 지금도 많이 속상하고 아깝다. 쫓겨나고 역정을 듣더라도 그 모습이라도 찍어놨어야 하는데. 가신 분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에 남길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에 많이 아쉬워하고 있음.
아쉬움이라는 단어에 그냥 연상되어 수다가 튀는데.... 나의 오늘 오전 계획은 모처럼 상경한 모님과 함께 요즘 괜찮은 브런치를 내놓고 있는 르노뜨르에 가서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겨보려고 했었건만... 배탈 난 모님으로 인해서 죽집에서 죽으로 떼웠음. 홍콩 사람들은 아침에 죽을 사먹는다니 홍콩식 브런치인 건가?
모님 보내고 매년 하는 유방암 검사 받으러 무지 쫄면서 갔는데 올해도 깨끗하다고 함. 이제 일년 동안 또 잊어먹고 편히 살 수 있겠다.
비실비실하는 뽀삐의 기운을 돋우기 위해 북어를 사다가 힘들게 대가리를 잘라내서 국을 끓여줬는데.... 저 입 짧은 뇬이 두어 번 먹더니 이제 북어 국물을 보기만 해도 고개를 돌리면서 피한다. 매번 이러면서 왜 나는 북어 대가리를 삶는 것일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