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싱가폴에 이어 요즘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따라배우기 코드붐을 일으키고 있는 두바이와 그 두바이를 이끄는 셰이크 모하메드에 관한 간단한 다이제스트 북이다.
사실 이 책을 잡을 때는 좀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3년 전 두바이를 갔을 때 분명히 두바이의 왕이 막툼이라는 이름이었고 버즈 알 아랍 호텔 로비에 있던 초상화인지 사진인지도 다른 얼굴이었는데 이게 뭔 일인가? 내가 잘못 기억을 했나 했더니 막툼왕은 2006년에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은 두바이에 대해 신문기사나 뉴스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들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랍의 특성상 사생활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왕가의 얘기도 조금이나마 흘려주고 있어서 부수적인 호기심을 채워주는데도 나름대로 충실하다.
사실을 서술한 부분만을 놓고 볼 때 두바이와 두바이의 비전을 이끄는 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까지는 아니지만 그 첫걸음으로는 꽤 괜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술의 방법에 있어서 너무나 노골적으로 저자의 색채가 드러나고 있어 불편함을 넘어 불쾌한 수준에 이를 정도라는 문제가 있다. 만약 아니라면 미안하지만 역사관이나 논리를 풀어나가는 방향을 보건대 이 저자는 뉴라이트나 한나라당, 그리고 이 정권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된 인물일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
이 책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름이 이명박이다. 그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면 개인적인 호불호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납득할 수 있지만 셰이크 모하메드와 동등한 비전을 가진 인물로 느끼도록 곳곳에 끼워넣기 위한 노력이 눈물 겨울 정도다. 그리고 과거 청산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의 서술. 아주 가볍게 넘어가려고 노력은 했지만 참여정부에 대한 비아냥까지.
서울시나 정부의 발주를 받은 논문이나 같은 논조의 신문에 실을 기고문이라면 상관없지만 살림 문고는 가능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식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다. 글쓰는 사람의 사상이나 주관을 100%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배제하려는 노력은 해야하는데 오히려 주입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불쾌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에 대해서는 두바이의 비전과 비교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자의 생각을 듣고 싶다. 엉뚱한 인물의 불필요한 찬양과 사상 주입의 시도만 아니었다면 꽤 괜찮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 아쉬움....
책/인문(국외)
셰이크 모하메드 - 상상력과 비전의 리더십
최진영 | 살림 | 200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