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어디가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짱짱한 컨디션은 아닌... 좀 아슬아슬, 조마조마한 느낌? 여름에 접어들면 해마다 보이는 증상과 비슷해서 이 미친 늦더위에 개도 같이 미친 거라고 믿고 싶기는 한데.... 도대체 왜 저러는 건지. 다음 주에 정밀 건강 검진을 예약해 놨는데 별 일 없으면 좋겠다. 애물단지. ㅠ.ㅠ
2. 방송장악을 위해 나선 이메가와 최씨 시종장 콤비의 역사에 남을 돈질과 삽질을 보고 있자니 사리가 생길 지경이다.
쓸 사람이 정말 그렇게 없나? 눈곱만큼이지만 안됐다는 생각까지 든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뭘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을 박아놓으면 저것보다 훨씬 저비용에 고효율이 나올 텐데 경제, 실용 어쩌고 하면서 어떻게 하는 짓은 모조리 초고비용에 초초초저효율로 호구노릇만 하고 있으니.
재수 좋은 사람들이 눈 먼 돈벼락 맞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그 돈이 바로 우리가 낸 세금이라는 걸 생각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정신차리고 투표해서 5년 뒤에 감사나 조사가 가능하다면 진짜 지상 최대의 부패 스캔들이 태산처럼 쏟아져 나올듯.
근데 투표 때마다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우리나라 국민들 보면 헌법 바꿔서 재선 노리는 이메가를 또 찍어줄 것도 같다는.... -_-+++++
3. 이건 충격과 공포라는 제목을 붙여야 할 사건인데.
내 고등학교 동창 중에 나와 같은 업종 종사자 ㅅ이 있다. 얘와 나, 또 한명 ㅈ언니가 이 바닥에서 일과 상관없이 나름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바쁠 때는 자기 일을 토스하는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 ㅈ언니가 광화문에 회의하러 갔다가 마침 시청에서 있는 시국법회 참가한 뒤 조만간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떠날 ㅅ에게 얼굴이나 보자고 하려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요약하려니 기가 막혀서 그냥 대화를 옮기기로 했음.
ㅈ: ㅅ아, 나 광화문인데 별 일 없으면 좀 있다 얼굴이나 보자.
ㅅ: 언니, 어딘데? 몇시에 볼까?
ㅈ: 000에 회의 갔다가 지금 시국법회 갈 거니까 그거 끝나고 보자.
ㅅ: (기겁을 하면서) 언니 서울에 지금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40만이래.
ㅈ: (농담으로 알아들었음) 하하. 너 그게 무슨 소리냐?
ㅈ: (생각- 이렇게 창의성 모자라고 저렴한 유언비어라니. 역시 이메가 일당. ^^)
ㅅ: (엄청 진지+걱정) 촛불 집회니 하는 거 다 간첩들이 나와서 하는 거래. 그 사람들이 촛불 들고 나오고 시위 선동한다니까 언니도 괜히 그런데 가지 말고 조심해야돼!
ㅈ: (서서히 상황 파악, 어이 당연히 상실) 뭐? 너 지금 그거 농담이지?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들었냐?
이렇게 대화가 진행이 되고 뚜껑이 열린 ㅈ언니는 다음에 보자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함.
그리고 나한테 진짜 충격적인 일을 얘기해줄까 하면서 저 통화 내역 고백.
고백하는데, 저 40만 간첩 소리 나왔을 때 나도 진짜로 농담인줄 알았다. -_-;;;;
대충 대한민국 상위 5% 안에 들고 또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그녀의 집안 성향을 볼 때 아마 교회가 출처가 아닐까 하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렸음.
그래. 교회 열심히 다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목사들이 떠드는대로 믿고 간첩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백보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소망 혹은 걱정은 천국으로 가는 것밖에 없는데, 이메가 지지 안 하면 천국 못 간다는 목사 설교를 안 믿을 수 없지.
그런데. 배울 만큼 배우고 또 다른 직업도 아니고 방송 일을 하는 인간이 그런 70년대 협박을 진심으로 믿고 있다니... 엄청난 충격이었다. 도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으면 40만 간첩을 진심으로 믿을 수 있을까? 4만도 웃기고 4천도 믿어줄까 말까. 4백까진 그럭저럭 양보해주겠다. 진짜 세계 8대 불가사의에 올려놔야 하지 싶다.
이메가와 한나라당의 30% 콘크리트 지지율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제 알 것 같음.
일본 떠나기 전에 송별회 겸 얼굴을 한번 보기는 봐야 할텐데... 솔직히 별로 보고 싶지 않아졌다. 이래서 정치나 이데올로기가 무서운 모양이다. 가족은 잘 모르겠지만 친구는 간단히 갈라놓는 위력이 있는 것 같다. 이메가라면 내가 하도 학을 떼서(?)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있는지, 아니면 유유상종인지 몰라도 나와 ㅈ언니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ㅅ을 제외하고 다행히 내 주변의 성향은 비슷하긴 함.
혹은 내가 ㅅ양에게 쇼크먹은 것처럼 누군가 뒤에서 쟤랑은 더 이상 친하고 싶지 않아라고 은근히 결심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 뭐 그건 이해함. 나도 ㅅ에게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
4. 충격과 공포가 뭔가 하나 더 있었는데 쓰다가 잊어버렸다. 나중에 생각나면 쓰고 아님 말고. 충격이랄 건 아닌데, 물가 때문에 간만에 또 놀라긴 했음.
오늘 서울을 동서로 횡단하면서 회의 두탕을 뛰었는데 회의하고 나온 건물 아래 골목에 제과제빵 재료 가게가 있었다. 포장재료도 부족하고 크리스마스때 조카들에게 선물할 진저맨, 트리 쿠키틀도 필요하고 해서 들어가봤음.
정말 오랜만에 베이킹 재료를 사려고 보니 어쩌면 이렇게 무섭게 올랐는지 기절. 일본 100엔샵에서 100엔에 파는 중간사이즈 진저맨 쿠키 커터 하나가 3000원이고 청도 매트로에선 2000원도 안 할 중국제 작은 마들렌 틀이 8000원씩. 도대체 얼마를 붙여 먹는 거냐!!! 독일제나 이태리제면 조금 이해를 해주겠구만 마데 인 차이나를.... -_-;
좀 왕창 질러주려고 했는데 포기하고 쿠키틀하고 포장재료 위주로 꼭 필요한 것만 소심하게 사서 나왔다. 내년쯤 청도에 가서 메트로에서 베이킹 틀을 왕창 사와야겠음. 거짓말 조금 보태서 베이킹 도구만 좀 거하게 사와도 비행기값 뽑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