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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타

엄마가 뿔났다, 베토벤 바이러스

by choco 2008. 9. 30.
내가 유일하게 본방 사수하면서 만사 제쳐놓고 보던 엄마가 뿔났다가 종방.

역시 김수현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저 짱짱하던 여사님도 진짜 많이 늙으셨구나 라는 걸 절감하게 해준다.

세상을 향해 세웠던 그 퍼런 칼날이 무뎌졌는지 아니면 스스로 무겨지기를 선택했는지 대사의 호흡도 느려지고 극단을 달리는 인물군들이 없다.  그래서 싫었냐면 그건 아니었음.  나도 늙었는지 지금의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든다. 

비슷한 시기에 명멸했던 동료 작가들과 달리 자기가 사는 시대의 트랜드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 존경해야 한다.  은실이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그 남친의 로맨스 소설 부업을 보면서 특히나.  로맨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 대해서도 유심히 지켜보면서 그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귀동냥이나마 하려 했다는 게 보인다.  그렇지만 은연중의 무시도 드러나는... ㅋㅋ  서X를 모티브로 따온 건가?   

김수현의 다음 드라마가 기대된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과거 종사업종이라 관심을 갖고 띄엄띄엄 보다말다 하다가 요즘은 접었음.

역시 대충 알거나 몰라야 몰입이 되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바닥은 몰입이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만화라는 표현이 편한 매체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피아노의 숲이나 노다메는, 허구와 절묘하게 결합된 그 리얼리티에 감탄을 했었는데...  사전 설정작업에서 조금만 더 감수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발상이나 인물 설정도 상당히 괜찮다.  일단 제일 말이 되는 게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지휘자를 중심에 세워놓은 것이었다.  그놈의 오케스트라란 괴물은 지휘자의 능력에 따라 좌우가 된다.  단원들의 능력이 아무리 개판이라도 똘똘한 지휘자가 손을 대면 1+1이 2가 아니라 10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지휘자들의 몸값이 그렇게 비싼거다.  그래서 뭘 좀 알고 시작을 했군이라고 감탄을 살짝 해주려고 했는데....  -_-;

다른건 얼마든지 이야기를 위한 그 정도 변형은 가능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슛돌이의 불꽃슛처럼 묘사되는 절대음감.  -_-;;;;   좀 미안한 소리인데 예원, 예고, 음대에 가면 절대음감은 넘쳐 흐른다.  성악과를 제외하고는 전공자의 상당수가 선천적이거나 훈련을 통한 절대음감의 소유자라고 해야 한다.  트럼펫이나 클라리넷 같은 변조 악기를 하는 애들은 오히려 그 절대음감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는데... ㅋㅋ

예전에 피아노의 숲 얘기하면서 한번 끄적였던, 은행 다닌다는 내 초딩 동창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서 전 파트 청음이 가능하고, 어지간한 곡은 들은 자리에서 바로 치는데 그러면 얘는 세기의 천재???  

레슨 뛰는 동창들이 예전부터 절대음감이라는 걸 엄청나게 생각하면서 자기 애가 절대음감을 가졌으니 영재 내지 신동이라고 착각하는 엄마들 때문에 미치겠다고 하던데 저 드라마 때문에 그 숫자가 더 늘 것 같아서 걱정됨. 

선천적인 절대음감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나 --;;;) 뇌는 자꾸 반복적으로 쑤셔넣어주면 결국은 기억을 통해 절대음감과 똑같은 능력을 습득한다.  내 경우를 보면 2성까지는 확실하게 되는 것 같고 3성은.... 좀 더 절실하게 필요했으면 됐을까?  한국에서는 작곡과가 아닌 이상 2성이면 성적 받는데 지장이 없어서...  ㅎㅎ;   (근데 지금은 원상복귀.  단성이나 간신히 들을까...???)

뭔가 다른 걸 좀 찾아보지 10명 중 최소 3-4명은 갖고 있는 그 절대음감을 왜 저렇게 휘두르는지...  강마에가 놀랄 때 내가 더 놀랬음.  반복되는 소리지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