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흔들리면 거기에 왕창왕창 점수를 깎는 식으로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올해는 맞는 것도 아니라고 우기는 공작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느낌. 하긴... 피겨판 지저분한 거야 수십년 동안 다 알고 있었던 거긴 한데... 그래도 2002년 그 소금동네에서 난리고는 아닌 척 하려는 움직임이라도 있더니 X개는 X을 절대 못 끊는다는 진리를 입증하려는 듯 또 구린내가 폴폴 나고 있다.
그날을 떠올리면 다시 열이 받으니 패스하고. 그냥 경기 얘기만 하자.
연아양의 죽음의 무도. 스케이트 아메리카 때보다 좀 더 다듬어지긴 했는데 뭔가 아주 살짝살짝 잔실수가 보이긴 했었다. 스파이럴에서 엣지 전환도 살짝 흔들리는 것 같았고. 러츠도 평소에 비해서는 조금 흔들리긴 했다. 그렇다고 그걸 회전수 부족으로 메기고 플립에 올 시즌 그랑프리 통 떨어서 최초로 e를 떡하고 박아넣는 그 뻔뻔함이라니!!!! 그리고 프리에서도 i를 끝끝내 박아넣은 그 ㄴㅗㅁ인지 ㄴㅕㄴ인지는 청기와집 셋방살이 일당과 함께 3대가 저주를 받으라고 빌어주고 있음.
독기가 팍 하고 오른 세헤라자데는 깔끔하고 멋지긴 했는데 스케이트 아메리카 때 좋아하던 안무들이 몇 개 빠져서 약간 서운했다. 그리고 싯스핀은 아직도 조금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넘어지더라도 룹을 뛰어줬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고.
페이스 조절을 잘 해서 그랑프리 파이널과 사대륙, 세계선수권 때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앞으로 강도를 더해갈 수많은 방해를 물리치고 올림픽 때까지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면 좋겠음. 좀 신파적이랄까 유치한 표현이지만 요즘 세상에도 아주 가끔이라도 실력과 정의가 이긴다는 걸 보여주면 좋겠음.
안도 미키는... 2007년 세계 선수권 이후 왜 저렇게 스케이팅에서 점점 맥이 빠지고 있는 건지. 돌파구를 빨리 찾지 않으면 스스로가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즐기는 분위기도, 하려고 하는 독한 의지도 보이지 않아서 쫌 걱정.
참 매력있고 좋은 스케이터인데 멘털리티에 문제가 생겼는지 요즘 타는 걸 보면 자신감이 없다. 죽으러 들어가는 것처럼 비장하게 빙판 위에 선다고나 할까? 올 시즌 의상은 근래에 가장 괜찮은데 프로그램은 뭔가 미키와 맞지 않는 것 같은 어색함.
쇼처럼 대회를 즐긴다면 좋을 텐데. 너무 힘든 요구일까???
라우라 레피스토. 작년 스케이트 아메리카 때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으로 올해 시니어 2년차. 아주 질 좋은 트리플 토-트리플 토 컴비네이션을 구사하고 깔끔한 룹을 뛰지만 러츠나 플립 같은 점프를 아직 제대로 랜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PCS를 잘 받아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기술을 가진 선수들보다 총점이나 순위가 높은데... 그게 퍼주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스케이팅 스킬. 움직임이나 표현력, 음악을 타는 능력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그런 단순한 기술이 별로 거슬리지 않는다. 배점이 높은 트리플을 하나 정도만 더 안정되게 장착하면 꽤 무서운 선수가 될 듯.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 미녀는 아닌, 외모가 살짝 동양적이면서 묘하게 매력이 있어서 더 좋아하고 있다는. ^^
가장 박이 터질뻔 했던 COC의 남자 싱글은 제레미 애보트가 1위, 스테판 케리어가 2위, 널뛰기 황제 베르너(ㅠ.ㅠ)가 3위를 했다.
애보트가 진짜 많이 늘기는 했는데... 애보트나 캐리어 둘 다 아직 포스나 카리스마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 그냥 실수없이 열심히 하는 모범생 스케이팅? 그랬다. 그렇게 말아먹고도 키스 앤 크라이에서 희희낙락하는 베르너를 보면서 뭐 씹은 표정의 코치에게 100% 감정 이입을 했음. 그 무주공산에서 3위라니.... -_-+++++
COC에서 가장 박 터지고 재밌는 종목인 아이스댄스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돔니냐 & 샤발린 커플이 예상대로 1위. 그런데 샤발린이 부상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아 연습이 부족했는지 뭔가 삐걱거리면서 제대로 맞지 않는 것 같은 프로그램. 프리 댄스를 스팔타커스를 한다고 해서 무~~~지하게 기대했었는데 작년 가면무도회보다 영 별로였다. 몸에 좀 더 익더라도 더 좋게 느껴질 것 같지는 않음. 그리고 제발 그 의상 좀 어떻게 바꾸면 안될까? 솔직히 괴로웠음.
벨빈 & 아고스토가 간발의 차이로 2위. 진짜 깻잎 반장 차이였다. 벨빈양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고스토가 불쌍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솔직히 이 팀도 작년보다 별로였다.
3위는 코클로바 & 노비츠키. 작년에 이 팀의 프리댄스에 완전히 뿅~ 가서 올해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올해 아이스댄싱 팀 프리댄스 중에서는 이태리 팀과 함께 가장 마음에 든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좀 삐걱거리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세계 선수권 즈음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중.
페어는 안 봐서 패스. 무호토바 & 트란코프 조의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어영부영하다가 경기를 놓치기도 했고 연아양 심판 사건으로 열받아서 총체적인 의욕상실이기도 했다.
TEB는 꼭 챙겨보겠다는 의지였다기 보다는 어영부영 딴짓 하다보니 경기 시간이 되어서 앉은 김에 하나 줍자는 심리로 보게 됐다고 하겠음.
1위는 조애니 로셰트. 내년 올림픽을 노리고 캐나다 연맹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미는 게 눈에 보여 솔직히 속이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력에 비해서 점수를 짜게 받는 게 아깝다는 생각을 늘 했던 선수라서 이번 TEB 때의 결과는 수긍 중. 하지만 캐나다 대회에서 그 점수는 솔직히 좀 오버였다. ㅎㅎ
기술 하나하나는 비교적 정확하게 구사를 하고 표현력도 좋고 안무도 잘 살리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점프 컨시스턴시가 좋지 않아 늘 조마조마한 선수인데 이번에는 컨시도 괜찮은 편이었고, 또 점프를 날려도 프로그램 전체를 말아먹지 않는 담대함이 돋보였다.
쇼트에서 중요한 3-3 (혹은 3-2? 작년부터 매번 3-3 뛰겠다고 하고 늘 실전에서는 3-2를 뛰고 있음) 을 날렸지만 러츠와 더블 악셀은 깨끗하고 성공을 시켰고 스핀이며 스파이럴, 스텝 등 다른 기술 요소도 깔끔하게 풀어냈다.
작년에 했던 차이코프스키 피협을 아주 좋아했는데 그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섬머타임이라는 곡을 쇼트로 했고, 프리는 아랑훼즈. 둘 다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음악인 것 같다. 살랑살랑 나부끼는 음악의 꼬리를 살짝 잡아채면서 타는 느낌. ^^
프리에서는 룹을 하나 날려먹을 걸 제외하고는 아주 오랜만에 연결 점프들을 다 랜딩하고 트리플 트리플 시퀀스도 깔끔하게 성공. 도약이나 공중자세보다는 랜딩자세가 좋은 선수인데... 올해 심판들이 점프 가산점을 줄 때 랜딩에 포커스를 두는 게 아니라면 작년과 비교할 때 쫌 이해불가능일 정도로 가산점이 붙고 있음.
의상도 마음에 들고 주니어처럼 귀여운 포니테일도 뭐. 조애니의, 블론드만 기능한 그 멋진 시뇽이나 올림 머리를 좋아했는데... 그건 아쉽다. ^^
연아양과 시즈니, 레피스토와 함께, 시간이 벌써 다 지나갔나? 라고 느껴지는 프리 프로그램이었다. 좀 퍼받은 감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못받은 걸 감안하면 그럭저럭 납득이 가는 PCS.
2위는 아사다 마오. 쇼트 프로그램은 드뷔시의 달빛. 이 표현력은 반짝반짝, 덩실덩실이 전부인 아이가 그 이팩트도 없는 서정적인 곡을 과연? 그랬더니 역시나... -_-;;; 왜 자기 장점을 살리지 않고 자꾸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옷을 껴입고 요상한 화장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마오에게 가장 맞는 옷은 2006-2007 시즌의 '녹턴'이었음. 녹턴을 보면서 정말 어쩌면 저렇게 예쁘게 스케이팅을 할 수 있을까, 두렵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는데... 남은 시간동안 얼마나 더 가꿀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완전 에러. 의상은... 어찌보면 음악하고 컨셉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음.
프리 프로그램은 가면무도회. 비유하자면... 유령이나 악마에게 시집가는 신부가 음악이라는 악마 신랑에게 몰이를 당하는 느낌. 장중한 리듬과 멜로디에 내내 쫓겨다니다 끝이 났다.
오늘 새벽에 본의 아니게 깨어있다가 실시간으로 봤는데 처음 봤을 때는 저렇게 심하게 말아먹어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낮에 다시 보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회전수 절대 부족에 투풋이 트악은 회전수 부족은 지적되지 않았고 (-_-????) 가산점과 감정이 공존하는, 마오의 프로토콜에서만 나타나는 묘한 점수의 반복.
비비건 문대건 트리플 악셀을 랜딩만 하면 그날 프로그램은 잘 뛰는데 오늘은 그마저도 되지 않았다. 3-2-2 중 하나는 가산점을 위해 타노 점프까지 뛰기는 했는데... 역시 감점과 가산점이 공존. 다른 선수라면 가차없이 지적됐을 회전수 부족은 여기서도 없음. 러츠는 부담이 갔는지 뺐고, 대신 뛴 살코는 넘어지고, 특기인 룹도 실패. 점프 컨디션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생긴듯.
하지만 나머지 요소는 확실히 많이 발전한 게 보인다. 일단 저러다 멈추는 게 아닌가 싶은 스파이럴도 속도가 제법 붙었고, 마구 흐르던 스핀들도 축이 제대로 고정이 되어 있다. 포즈도 나름 다양하게 시도를 하고 있고. 연아양의 카멜 포지션을 흉내낸다고 마구 씹히고 있기는 한던데... 경쟁 체제에서 점수 많이 나오고, 따라할 능력만 되면 해야지, 어쩌겠냐는 입장이라. 하지만 몸에 제대로 익지 않았는지 별로 예쁘지는 않다. 스텝은 좋아지기 시작하던 작년보다 더 늘었고 이 부분은 확실한 자기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보인다. 스텝은 진짜 멋졌음.
마오가 감당을 못해서 그렇지 음악이나 안무는 확실히 심판이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렬함이 있다. 왈츠 리듬의 반복이 굉장히 중독성이 있기도 하고. 문제는 제대로 했을 때라는 전제가 붙는 건데 오늘 마오의 경기는 절대 '제대로'라는 단어를 붙어줄 수 없으니까.
안무가 기존에 갖고 있는 마오의 장점을 살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본인이 죽어도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니.... 얼마나 바꾸고 나올지 기다려보는 게 또 나름의 재미가 되겠다.
안방에서 힘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니 NHK 때는 오늘보다 확실히 잘 하긴 하겠지. 그런데... 조금만 잘 하면 점수를 얼마나 퍼줄지 생각하면 괜히 속에서 열불이. -_-; 속에서 열불이. -_-;
3위는 캐롤라인 장. 작년에 정말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는데... 캐나다 경기는 보지 않았고 올 시즌에는 처음으로 봤는데... 흠.... 아직은 어리고 몸이 가벼우니 가능하겠지만 저렇게 비틀어짜는 트리플이 앞으로도 가능할지 내심 걱정.
더블 악셀을 통째로 날려버렸다는 쇼트는 안 봤고, 프리 프로그램으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들고 나온다고 했을 때 16살의 청순한 오로라 공주를 표현하려는 모양이군~ 이렇게 생각을 했다. 사용된 음악이나 분위기, 의상까지도 예상과 딱 맞기는 했는데... 문제는 안 맞는 옷이다. -_-;
작년에 귀엽고 겁없이 팡팡 뛰던 장은 사라지고 왜 이렇게 힘겹게 빙판을 누비고 있는지. 하이킥 점프는 하나도 교정이 되지 않아서 더 몸을 비틀어 짜내고 있고 러츠도 역시 플러츠. 근데 장양 입장에서 좀 억울할 게 똑같이 플러츠인데 마오는 i가 붙고 자기만 떡~하니 e가 붙었다는 거겠지만.
워낙에 낮게 뛰니까 넘어지는 일은 거의 없으니 점프 컨시스턴시는 아직은 괜찮은 편이긴 한데... 높이를 올리지 않으면 몸이 더 성장했을 때 회전수 부족한 3-3 이나마 계속 가능할지 쫌 의문.
점프에서 깎이는 건 형평성이 좀 부족하다는 걸 제외하고는 크게 불평할 게 없겠지만 스핀이며 스파이럴 프로토콜을 보면 속이 좀 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연성이나 스파이럴 포지션, 또 속도를 봐도 마오보다 하나 뒤떨어질 게 없는 점수는 팍. 그리고 장양의 펄스핀에 가산점 1점만 준 심판은 과연???
PCS가 살짝 짠 감이 있기는 하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스케이팅 스킬이며 전체적인 표현력, 또 이름빨 등등에서 마오보다 밀리는게 당연하다고 봄. 캐나다에서 말아먹은 게 장양에게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 되겠음. 작년 시즌까지는 나가수보다는 장양의 가능성을 더 높이 봤는데 올해에는 나가수에 무게가 쏠림.
남자 싱글은.... ㅠ.ㅠ 정말 다들 신이 내린 연기. 불꽃 튀는 대결이었음.
1위 챈의 쇼트는 가친스키의 나르시스와 함께 현재까지 본 중에 올해 남싱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스케이팅에 점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올림픽을 앞 둔 캐나다 연맹의 총력지원까지 받고 있는 챈의 기세는 당분간 꺾기 힘들 것 같다. 파이널과 세계 선수권이 진짜로 기대됨.
2위 코즈카... 역시나 매끈, 미끈, 깔끔한 스케이팅. 근데 제발 파이널때는 옷 좀 바꾸자. 일본 연맹 돈도 많은데 옷값 좀 보태주면 정말 감사하겠음.
3위 알방. 알방답지 않은 프로그램? ㅋㅋ 점수 퍼받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합당하다고 봄. 오히려 그동안 알방이 한 거에 비해선 점수를 못받은 감이 있었다.
4위 주베르. ㅠ.ㅠ... 제발 러시아에서 1위 해서 꼭 서울에 오길. 백만년만에 눈뜨고 봐줄 수 있는 의상을 골랐는데 TV에서라도 봐야하지 않겠니.
아이스댄싱과 페어는 패스. 역시 몰아쓰는 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