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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대공황의 초입?

by choco 2009. 1. 6.
오늘도 변함없이 한가해야할 하루가 진상 때문에 영양가 없이 괜히 정신없는 와중에 아까 낮에 ㅌ님에게 문자가 왔다.

웨지우드와 로얄 덜튼, 레녹스가 파산했고 위타드도 위험하다고 한다.

절대 세일이란 없다는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 비통이 작년 연말에 처음으로 세일을 (유럽에서만) 했을 정도이고 루이 비통 그룹도 지금 사정이 안 좋다는 소문이 신빙성 있는 루트에서 마구 나오고 있으니까, 줄 설 기운도 없고 또 돈도 없으니 세일을 해도 내겐 남의 일이겠지만. 어쩌면 한국에서도 루이 비통 세일을 경험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웨지우드나 위타드는.... 아아아 땡기는군.  잔 두개만 달랑 있는 내 플로렌틴 터콰이즈에 티포트와 접시, 크리머를 곁들여 최소한의 티타임 세트를 맞추고 싶다는 소박한 욕구가 마구마구...  그리고 여유가 조금 된다면 마들레인도 티포트, 잔, 접시 딱 이렇게만... 로얄 덜튼은 12개월 시리즈 중에서 우리 가족 생일만..... 점점 늘어나는군.  ^^;

비용을 갹출해서 영국이 쇼핑 원정대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논을 쪼끔은 진지한 수준으로 하고 있고, 가까운 일본에 가볼까, 미국 사는 L님에게 이번 한번만 위즈위드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할까.  미국과 영국 사이트의 폭탄세일을 예의 주시 상태로 기다리는 가운데 드는 여러가지 생각들.

대공황 혹은 세계적인 불경기는 생존자들에게는 분명히 파티 타임이었을 것이다.  아직은 나와 내 주변은 아주아주 즐겁게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큰 불안없이 파티의 가장자리에서 소심한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 있다.

하지만 이제 언제까지 가능할까?  저 멀리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는 지반. 서서히 붕괴되어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차례로 다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나면 결국은 내 발밑까지도 올 텐데. 그전에 이 파국이 멈춰질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책을 읽을 때 내일을 모른 채 호황을 즐기는 사람들, 대공황 초기에 낙관으로 물들였던 과거의 사람들을 보며 가졌던 그 안쓰러움을, 수십년 뒤의 사람들이 지금 우리를 보며 느끼게 되지 않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안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