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지내고 치운 김에 카메라 하드 털기. 이제 여름까지는 제사가 없다. (만세~). 제발 오랫동안 아무도 돌아가시지 않고 제사를 늘리지 않으면 좋겠다. 7월부터 2월까지 두달에서 몇주 간격으로 이어지는 제사 퍼레이드는 정말.... -_-;
각설하고. 어제 집안 일로 늦은 ㅅ양을 빼고 ㅇ씨와 둘이서 미타니야로 가서 먼저 가벼운 점심. ㅇ씨도 작년 요맘 때 나처럼 속이 뒤집어진 상태라서 두께의 한계에 도전하는 돈까스나 우동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정말 가볍게 쌀로 된 밥을 먹고 케이크 팩토리로 갔다~
시계 방향으로 이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딸기 생크림, 딸기 타르트 (ㅎㅎ), 호박 타르트.
호박이나 고구마가 들어간 빵이나 케이크 종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내가 전적으로 골랐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속이 안 좋아 밀가루를 먹지 못하는 ㅇ씨가 그나마 껍질을 제외하고 먹으면 된다는 이유로 골랐는데 오~ 이거 대박이다!
단호박이 케이크가 됐을 때 연상되는 그 끈끈한 단맛을 어떻게 잡았는지 너무너무 상큼하면서 부드러운 호박 필링. 사실은 ㅇ씨도 호박을 고르면서 이게 과연 맛있을지 고민했다는데 셋 다 호박 타르트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하고 감동하면서 먹었다.
이런 맛이면 매년 추수감사절 때 미국애들이 호박파이를 만들어 먹는게 이해가 감.
옆에 있는 사진은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초콜릿들. ^^
홍차와 함께 먹으니 역시 궁합이 좋음.
어느 신문에서 발렌타인 특집으로 초콜릿 관련 기사 내면서 초콜릿이랑 홍차랑 궁합이 안 좋다고 써놨던데... 그 기자는 홍차를 마셔보지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랩생이나 기문 같은 일부 품종을 제외하고 홍차랑 초콜릿의 궁합이 얼마나 좋은데... 특히 폰당 쇼콜라는 홍차를 위해 탄생한 디저트라고! 무식하면 제발 검색이라도 한번 해라. -_-a
이건 바나나 타르트~
바나나나 사과가 밀가루와 결합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본래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호박 타르트의 성공에 고무되어 ㅇ씨의 딸에게 가져갈 디저트를 그냥 우리가 쓱싹했다. (쏘리 ㅇㅈ아~)
이것도 진짜 대박이다. 중간 부분은 티라미수 느낌으로 마스카포네 치즈 등을 채운 것 같고 위에 얹은 바나나와 크림도 정말 깔끔하다. 바나나 특유의 향은 느껴지지만 굉장히 가볍고 보들보들한 맛. 사르르 녹아내리는 감촉이 예술이다.
맛있는 타르트들과 어우러진 행복한 티타임이었음~
근데... 대가는 호되게 치렀다. 어제 졸려서 일찍 잔다고 했는데 피곤해 죽겠는데도 누워서 잠은 안 오고 말똥말똥. 갈증에 물은 켜고 그 결과 계속 화장실에 다니면서 나중에 새벽 3시쯤 생각을 해보니 작은 노리다께 티포트지만 그걸로 나 혼자 세 주전자를 마셨다. 잠이 오면 내가 000가 아니지. 아무리 낮이더라도 홍차를 세 주전자를 마시는 건 피해야 한다는 걸 알았음.
그러고보니 ㅅ양도 나랑 똑같이 마셨는데 무사했나?
이것도 역시 케이크 팩토리의 작품,.
동생과 딸기 생크림 사러 갔다가 그게 다 떨어진 바람에 사온 프루츠 크레이프 케이크다.
좋은 생크림이 듬뿍 들어가고 보들보들 촉촉한 크레이프와 싱싱한 과일들의 조화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 크레이프 케이크는 라리처럼 차곡차곡 한겹씩 쌓아올린 게 최고인 것 같다.
생크림이 발라진 크레이프를 한겹한겹 벗겨내 돌돌 말아먹는 그 맛은 정말... -ㅠ-
동네에서 라리가 없어진 게 너무 슬픔...
쓰는 김에 오늘 낮에 서브작가 ㅈ씨와 함께 간 오가노 라운지에 대한 투덜거림 추가.
거기 알밥 정식이 가격 대비 진짜로 환상이었는데 가격은 그대로 뒀지만 사이드에 딸려나오던 것들이 싹 사라지고 오로지 알밥만 남았다. 알밥 자체의 퀄리티는 날치알 볶아주는 다른 알밥과 비교할 게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주변 내용물이 너무 부실해진 관계로 실망이 컸음.
거기서는 와플 세트와 다른 단품을 먹어야겠다.
나는 오사카 짬뽕을 먹었는데 적당히 맵고 깔끔하니 오늘 날씨와 딱 어울려서 좋았음.
그리고 디저트로 생크림 케이크를 시켰는데 생딸기가 아니라 딸기 필링과 딸기잼을 넣은 크림이 들어간 거였다. 처음엔 좀 뜨아~했는데 먹어보니 의외로 꽤 괜찮았다. 딸기철이 아닐 때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먹고 싶으면 이런 식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하나 배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