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옛날 옛적. 컴퓨터라는 게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던 시절에 여론조사 결과는 그야말로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람이 일일이 정리를 해서 결과를 내던 시절, 그 통계를 정리하던 알바를 딱 하루 한 일이 있었다.
무릇 통계라 함은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순진하던 시절이라 오차가 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열심히 챙기려고 하는데 우리 팀을 담당한 대빵이라고 해봤자 지금 생각하면 경험 좀 많은 알바 대장이었지 싶음이 웃으면서 '통계나 여론 조사라는 게 얼마나 오차가 많고 엉터리인지 오늘 알게 될 거다.'라면서 정말 그 순진함을 팍팍 깨주었다.
수기로 하지만 초를 다투는 일이 되다보니 결과를 모을 때 중간에 아닌 게 발견되더라도 그 정도 오차는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무시하면서 휙휙 달려주셨다. 그날 이후 여론 조사나 통계는 5% 오차가 아니라 최소 10% 이상의 오차를 감안하고 본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인간의 손으로, 한정된 시간에 많은 정보를 처리하다보니 나온 불가항력이지만 위 기사에 나온 숫자는 컴퓨터 시대의 숫자 장난에 왜곡이라는 확신이 팍팍. 근거는 역시 내 경험에 근거한다.
옛날 옛적까지는 아니고 IMF 직후니까 1998년 즈음으로 기억된다. 한창 명예퇴직이니 정리해고로 직장인들이 짤리던 시절이라 창업붐이 일었고 그 시류에 편승해 EBS에서 성공한 창업자들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일종의 창업 가이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공모를 냈는데 그때 기획안을 썼었다.
몇차례 컴이 날아가면서 당시 기획안도 당연히 날아가고 없지만 기획안 첫머리에 뭔가 눈을 사로잡은 쇼킹한 문구를 넣기 위해 찾았던 기사는 어렴풋이 기억한다. 백만이 넘었던가, 근접이었던가 내용이 명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여하튼 백만에 근접한 숫자가 나온 기사를 보고 백만 실업자 시대라는 카피를 뽑았던 것은 확실하다.
11년 전인 1998년에 이미 실업자 백만에 도달해 있었다. 실업자가 계속 는다, 백수가 는다, 일자리 찾기가 점점 열악해진다는 기사가 10년 동안 줄을 이었는데 실업자의 숫자는 그대로? 실업자의 기준이 바뀐 것 아니면 독재정부의 무기인 통계와 여론 조작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둘 중 하나겠지. 숫자놀음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저러는지 백만 안 넘기려고 정말 발악을 하는구나.
지금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1998년과 2009년 지금 중 백수가 더 많은 게 어느 시기냐고 물으면 그 답은 뭐라고 할까?
2. 진보적인 소설가로 알려진 황석영씨가 이대통령 수행한 황석영씨 "진보, 고전적 이론 틀로는 안돼 , 황석영, 이대통령은 우익 아닌 중도 등등의 소리를 쏟아내며 이메가를 따르는 무리에 합류한 일로 소위 진보진영이며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엄청 충격을 받고 있는데... 그를 글로만 접했던 사람들에게는 이게 엄청난 배신 행위고 충격일 수 있겠지만 인간 황석영을 짧은 시간이지만 상당히 밀도 깊게 바닥까지 구경했던 바로는 전혀 놀랍지 않다.
자기 자신만의 가치관과 기준에만 철저하게 따르고 남들에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철저한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런 인간형들의 상당수는 무능력한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간혹, 뛰어난 집안 배경이나, 개인적인 능력 덕분에 그야말로 자기 성질대로~ 내키는대로~ 비비디바비디부~하면서 사는 행운아들이 있다. 황석영씨는 바로 그 극소수에 속하는 행운아. 그가 자기 마음대로 못하는 거의 유일한 게 아마 노벨상이지 싶다.
이해할 수 없지만 한국의 문학가들은 노벨상에 대해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조금이나마 가시권에 든다고 인정되는 작가들의 그 노벨상에 대한 열망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이 부분은 이해가 가기도 하는 게... 루브르에 걸린 모나리자처럼 아예 가능성이 0%면 욕심도 나지 않지만 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그리고 황석영 씨는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대인배는 절대 아니고 노벨상에 대한 욕망은 그야말로 활활 타오르는 수준이다. 이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낚시밥은 노벨상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음.
노벨상이라는 게 어쩌고 저쩌고 해도 결국은 국가가 미는 것인데 이 충성과 협력의 대가는 황석영, 아나톨리 김, 이승우 노벨상 가능성 있는 작가 많아 라는 류의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벌써 돌아오고 있다. 이메가의 유일한 좋은 점(물론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악몽이겠지만)이 자기 편에게는 충성의 대가를 확실하게 지불하는 거라고 하던데 정말 셈은 확실하군.
정권이 바뀌면 한국이 미는 노벨 문학상 후보가 고은에서 이문열로 바뀔 것이라고 다들 예상했는데 -그리고 이메가 들어서면서 많이 충성해 주셨는데- 이렇게 되면 지못미 이문열 선생이 되는 건가? 아무래도 민주화 등등의 진보, 반골 이미지는 황석영 선생이 국외에서 강하니 악세사리로는 그쪽이 훨씬 폼이 나겠지만... 팽 당한 걸 보니 쫌 안 되셨다.
그런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받을 당시 같은 국가 다른 집단에서의 집요한 반대 로비와 공작에 질린 한림원이 자기들 살아 생전에는 절대로 한국 사람한테 노벨상 안 줄 거라고 이를 갈았다던 카더라~ 통신이 있던데. 언론계 종사자한테 흘러나온 카더라~라서 나름 신빙성이 있는데 그대로라면 한림원 사람들이 다 은퇴할 때까지 오래 사셔야한다는 옵션이...
아나톨리 김의 소설은 고딩이던가 대학교 초년 때 '아버지의 숲'인가를(?) 정말 재미없게 (^^;;;) 읽은 적이 있는데, 이승우는 누군지도 모르겠네. 이렇게 나의 무식함을 또 실감. 그렇지만 누군지 찾아볼 기력은 없다.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 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난해하고 재미 없는 게 특징인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