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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6일장

by choco 2009. 8. 23.
6일장이라는 만고에 다시 없을 희한한 장례가 오늘 끝났다. 

이 정권에 대한 내 평가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 갔으니 제쳐놓고, 이 6일 국장에 대한 반응을 보면 중도파는 차라리 그냥 7일 국민장을 하지 도대체 6일장이 뭐냐. 나와 비슷한 안티 부류들은 이왕 국장 해줄 거 그냥 제대로 하지, 딱 생긴 대로 노는 쪼잔한 XX. (<-- 내가 한 말 아님. ^^ 그리고 목적어도 주어도 없음~) 그런 류의 반응. 

영남권 골수 보수에 속하는 우리 부친과 그 친구분들의 반응이 참 의외였다.  이번 정권은 쓴소리하면 일흔 넘은 노인네들도 거침없이 잡아 갈 종자들이라 노인네들의 안위를 위해 쌍자음과 간신 등의 단어가 다수 포함된 대화는 모자이크 처리하고,  요지만 전달하자면 조갑제 옹의 반응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마구 분노하면서 성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김대중이를 박정희와 동급으로 취급해서 국장을 해줄 수 있냐.' 였다.  그리고 대단원의 마무리는 '노무현이보다 이 XX가 더 싫다.' 로. (이 마지막 말에 진짜 놀랐음. ^^;;;;;)

여하튼 이번 국장을 계기로 우리 부친이 싫어하는 대통령 순위가 김대중 > 김영삼 > 노무현 > 이명박에서 김대중 > 이명박 > 김영삼 > 노무현 으로 대대적인 순위 변동이 생겼다. 

부친이 틀림없이 찍어줬을 김영삼을 저렇게 싫어한다는 사실에 뒤늦게 놀라면서 저 순위에 29만원과 그 친구가 빠졌다는 것에는 실로 충격. 

현 대통령은 부친과 나의 워스트 순위에서 나란히 2위를 달리고 계신데 집권 1년 반만에 이룬 성과라서 앞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_-;;;) 상승 가능성도 있을 듯.

어정쩡하게 잔머리 굴리면서 생색내려다가 결국 양쪽에서 욕만 얻어 먹는 게 이번 정권의 한계인 것 같다.  세상에 6일장이라니.... 6일장이라니...  내 참 기가 막혀서....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