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자료. 요 근래 책 카테고리를 보면 자료와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읽은 책들의 반복인 것 같다. 이제 남은 자료는 한 권이니 그것도 조만간 끝을 내야지~
각설하고 옛날에 동생이 산 생물학 카페의 저자인 하리하리 이은희씨의 신간이다. 그 생물학 카페의 성공 이후로 과학 관련 책들을 계속 낸 모양인데 이 저자의 장점은 나처럼 과학에 큰 흥미가 없고 기반 지식이 없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고심을 많이 한 비유들을 보면 잘 나가는 입시학원 선생님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과학 관련 서적, 특히 생명공학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학문은 조금만 지나도 낡은 정보를 담고 있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비교적 근래에 나온 거라서 흐름에 뒤쳐진 내용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 생명공학의 현 주소를, 검증된 내용 위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따라가고 있다.
헷갈리기 쉬운 DNA나 게놈 등등의 명확한 분류는 나도 덕을 많이 봤고, DNA나 염색체 발견의 역사 부분은 아는 이름과 모르는 이름들이 뒤섞여 있긴 했지만 흥미로운 과학사였다. 그리고 유전자가 약속한 미래라는 마지막 챕터에는 변함없이 돌리가 등장한다. 돌리는 내가 요 근래에 본 생명공학 책 모두에 등장한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는 소리겠지.
생명공학 관련 입문서로 살림 문고판에 쉬운 것들이 꽤 나오지만 좀 단편적이고 짧았는데 이 책은 분량도 넉넉하고 어렵지 않게 생명공학의 흐름을 죽~ 훑어내준다. 생명공학이 펼쳐줄 미래에 대해서 크게 긍정적이지도, 대단히 부정적이지도 않게, 가능한 객관적인 선을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책/과학
하리하라의 바이오 사이언스 : 유전과 생명공학 -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쇼, 유전의 비밀
이은희 | 살림 | 200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