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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기/식당

중식 - Xian (시안)

by choco 2009. 12. 28.
한번쯤은 내 블로그에도 남겨둬야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먼저 시안. 

옛날 옛날 진짜 옛날에 시안이 퓨전 레스토랑 어쩌고 하는 타이틀로 처음 생겼을 때 갔다가 "난 퓨전 싫어!"라는 확고한 결론을 내리고 돌아왔었다.  그 이후에 시안이 트랜디한 장소로 엄청 떠서 잡지며 여기저기 장식할 때도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ㅅ양이 점심을 쏜다고 해서 강산이 변한 정도의 세월이 지난 뒤에 가게 됐다.

그런데, 오잉?  퓨전도 아니고 정통 차이니즈 레스토랑으로 변신! 
동네가 동네이니 만큼 가격은 세다.
한그릇에 만원이 넘는 국수도 있고 짜장면이니 하는 친구들도 다 6천원대를 훌쩍 넘어 찍어주심.
점심 코스 메뉴 중에 가장 싼 게 18000 + 10% 부가세이고, 그 다음 코스는 24000원 이런 식으로 출발해서 1인분에 몇십만원씩 하는 코스까지 줄줄이~

중국요리는 기름지고 부담도 가고 또 맛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안전하게 딤섬 코스를 시켰는데 이거 괜찮네~
첫 코스는 류산슬이던가?  하여간 대충 그런 류의 요리.
두번째는 레몬 탕수육.  그럭저럭. 파삭하니 튀기고 소스 범벅이 아닌 게 마음에 들었다.
그 다음에는 매운 홍합이 나오는데 이거 진짜로 맵다. 딸려나온 꽃빵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괴로웠을듯. 그래도 매운 거 좋아하는 한국 사람 입맛에 딱이다.  앞선 요리들의 기름기를 싹 씻어주고 식욕을 돋우는 맛.
네번째는 딤섬 두 개.  여기는 살짝 에러.  ㅅ양의 것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 건 덜 쪄져서 속재료에 얼음이 사각사각 씹히는 수준. -_-++++   제대로 쪄내기만 했다면 괜찮았을 애들이라서 더 짜증이 났음. 식사는 짜장면, 사천탕면, 울면 셋 중에 고르는 건데 게운한 사천탕면을 택했다.  예전에 동천홍처럼 클로렐라인지 시금치인지를 넣어서 초록색을 띤 비취면으로 나오더라.  국물이 깔끔하고 적당히 매운 게 괜찮았다.
마지막 디저트도 일반적으로 나오는 리치 통조림이 아니라 망고 아이스크림이라서 뭔가 있어보이고 좋았다.
차도 좀 특이하게 보이차를 주고 -질도 과히 나쁘지 않은. 그리고 너무 우려서 맹탕이 되지도 않아서 마음에 드는- 사이드로 깔리는 짜샤이와 샐러리 피클, 땅콩 무침도 신선하고 맛있었고 코스를 먹어도 배고픈 강남의 다른 중국집들과 달리 황송할 정도로 양도 많다.  요리가 하나 더 나오는 24000원짜리 코스를 먹었으면 배 불러서 죽었을 듯.
만족스런 식사~

다음에 친구들 모임이나 사촌들 모임 장소로 여기를 추천해야겠다. 
3만원대나 4만원대 코스를 시키면  맛있는 요리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