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아주 괜찮은 수준의 음식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그란구스또.
내 행동반경에서 멀기 때문에 큰 마음을 먹지 않으면 잘 가지 않는 곳인데 올해는 4/4분기에만 벌써 3번을 갔다 왔다. 꽤 오랫만에 가는 거라 옛맛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좀 했는데 걱정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여전히 괜찮았다.
점심은 2만원짜리 파스타 코스, 여기에 생선과 닭, 돼지고기 메인이 추가되는 3만원대 B 코스, 양갈비나 쇠고기 메인이 추가되는 4만원대 C 코스가 있고, 저녁은 점심보다 좀 더 다양한 선택권이 있고 가격은 조금 더 비싸다.
낮에는 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다.
저녁에는 여기에 테이블 클로스가 깔린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변신.
당연히 가격도 상승. ㅎㅎ
사촌 모임이라서 모에 샹동을 한 병 가지고 갔다.
코키지 3만원.
얼음을 채워서 제대로 서빙을 해주는 등등을 생각하면 좀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납득은 할 수 있는 수준.
운전해야 하는 남자들 대신 우리가 홀짝홀짝 열심히 마셨다. ^^
코스 구성은 제일 먼저 4-5가지의 안티 파스토 중에서 하나 선택.
난 바닷가재 어쩌고~하는 걸 골랐다. ^^;
프로슈토와 멜론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들도 맛있지만 이집 셰프가 해산물을 잘 다루기 때문에 해산물을 먹는 게 남는 장사다.
다들 골고루 석화, 관자구이 등등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의 스프. 갈 때마다 달랐는데 크렘 차우더가 제일 맛있었다. 이날은 단호박과 검은깨를 넣은 스프. 약간 텁텁 들척지근해서 그동안 먹은 스프 중에선 제일 별로였음.
그 다음에 파스타가 나오는데 홀라당 다 먹어버리고 사진을 찍지 않은 걸 깨달았다. ^^;
고등어 파스타와 성게 파스타 강력 추천.
굴 크림소스 파스타는 비손이 더 낫다고 동생과 입을 모았음.
막내 사촌동생이 먹은 이태리식 스테이크.
토마토 소스며 치즈 등등 딱 이태리스럽다. ^^
내가 먹은 양갈비 스테이크.
냄새 나지 않게 잘 구웠음.
미디움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딱 기대하는 그 정도의 익힘이었다.
동생이 먹은 안심 스테이크도 미디움 레어에 적절하게 잘 구워와서 맛있었다.
사진에는 안 나왔는데 양갈비 먹을 때 민트 소스를 달라고 하면 갖다 준다. 그런데 이 집 민트 소스는 좀 너무 달다. 살짝만 덜 달면 좋으련만...
후식으로 낮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판나코타, 셔벳 중에서 선택 가능하고 저녁에는 케이크도 선택권에 들어감. 역시나 다 먹고 나서 사진을 안 찍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음. ^^;
저번에는 레몬 셔벳이었는데 이날은 포도 셔벳. 포도 셔벳도 의외로 맛있었다.
커피와 녹차 중에서 선택. 전에는 허브티도 있었는데 그게 없어져서 조금은 아쉬움.
이번에는 작심하고 코스를 다 찍어오리라 결심을 했는데 역시나. -_-; 나를 믿을 수가 없어서 동생도 같이 찍게 시켰는데 어떻게 둘 다 같은 코스를 빼먹을 수 있는지... 핏줄은 속일 수 없나보다.
가입해 있는 커뮤니티에서 여기 갔다온 다음에 소개 글 좀 올리라고 하는데 이래서는 불가능이고... 30일날 저녁에 갈 예정인 ㅅ님이 포스팅 올리면 그걸 퍼다가 올려야지~ 출처 명시하고 퍼갈게요~ 라고 여기서 미리 보고. ㅎㅎ
저녁에는 위의 코스 말고도 주방장 특선의 스페셜한 (= 비싼) 코스들도 있다.
주차는 발렛 파킹. 모든 메뉴에는 10% 부가세가 붙는다.
길 건너편에 아주 정성스럽고 맛있는 케이크를 파는 미우 케이크라는 가게가 있는데 그란 구스또에 가면 꼭 들러서 케이크를 사오면 좋다는... 그란구스또를 자주 가니까 미우케이크의 쿠폰에도 도장이 쾅쾅 찍히고 있다. ^^
오늘 점심 때 친구들과 함께 한 피오렌티나.
압구정동에서 보기 드물게 개념이 있는 가격에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은 작은 가정식 이태리 식당인데 요즘에는 스페인식 가정요리도 함께 내놓고 있다.
샐러드 + 파스타 세 종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고 + 후식이 포함되는 A 코스 18000원
샐러드 + 마르게리타 피자나 해산물 리조또 (강력 추천!!!) + 후식 B코스는 20000원.
이태리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파스타 메뉴들과 오징어 먹물 파스타나 리조또 같이 조금 특이한 메뉴, 그리고 짜지 않고 담백한 피자들이 있다.
전채인 매운 홍합찜. 그리고 여러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해산물 스프나 생선 스프도 추천. 그리고 이름이 너무 복잡해서 여기 옮길 수 없는 스페인식 가정 요리들이 있는데 이 가정 요리들은 메뉴판이 따로 없고 칠판에 적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칠판을 보고 주문해야 한다.
양도 제법 되는 편인데오 잘 먹는 여자 넷은 코스 2개에 추가로 피자, 파스타, 홍합찜까지 시켜서 먹는 위업을 이뤘다는... ㅎㅎ; 주인 아줌마가 야박하지 않게 본래 2개만 나와야 하는 야채 샐러드를 4명에게 다 주고 또 후식으로 나오는 차도 다 주는 서비스를 해줬다. 강남스럽지 않은 이 맛에 여기는 사랑하게 됨.
2층이 있긴 한데 1층이나 2층이나 공간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주말이나 저녁에는 예약을 하는 게 안전함. 그리고 겨울에는 필히 안쪽 자리를 달라고 미리 예약을 걸어놓는 게 낫다. 직사각형의 공간이라 입구쪽은 춥다. 주차는 건물 지하 주차장에 세우면 되는데 1시간 30분만 무료라서 퍼져앉아서 수다라도 좀 떨면 주차비 몇천원은 추가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도 수다는 즐거워~ ^^
클래식한 모임이나 작업 공간으로는 그렇지만 크게 부담가지 않는 가격으로 맛있는 것 먹으면서 푸근하게 수다 떨기에는 딱 좋은 곳! 음식 짠 거 질색하는 ㅂ양을 데리고 언젠가 한번 가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