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노미야 토모코 | 대원씨아이(만화) | 2010.3.6
이 노다메 칸타빌레의 작기는 참 꾸준하니 열심히 일하는 만화가인 것 같다. 역시나 한 1년 이상 만화를 끊고 살았던 동안 다른 만화는 기껏해야 2-3권인데 어지간한 중편 만화를 빌려온 것 만큼의 분량이 나와 있어서 흐뭇~
스토리 진행도 비교적 빠르게 가는 편이다. (단 내가 보고 있는 다른 만화가 비교해서) 때로는 냉담한 척 했다가도 이제는 확실히 노다메의 노예가 된 치아키의 다감함과 배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노다메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렇게 순탄하게 노다메도 커가는가 싶었는데... 파리 음악원으로 가서는 별 사고 안 치고 비교적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것 같던 노다메의 본질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22권. 소원하던 치아키와의 협연은 아니었지만 슈트레제만과의 협연으로 하얗게 불태우고는 또 다시 텅 비어버린 노다메.
물론 이 민폐 캐릭터가 - 가상에서는 상관 없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민폐 천재 캐릭터는 결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음. 살리에리 컴플렉스일수도 있다는 건 인정. ^^;- 어떤 계기, 혹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피아노를 치러 돌아올 거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는 헤매고 있는 노다메가 안타깝고, 사라진 노다메 때문에 완전히 퓨즈가 끊겨버린 치아키가 귀여우면서 안 됐고 등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구경을 하고 있다.
다음 권에서 노다메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혹은 어떤 곡을 통해서 음악의 즐거움을 알고 돌아오게 될까? 기대된다.
약간의 악취미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옥의 티 찾기를 종종 하는데, 22권은 아니지만 좀 대박의 티가 있었다. 일본에서 온 기자들이 가르니에로 오페라를 보러 가겠다고 하던데... 파리에서 오페라 가르니에는 발레 전용, 오페라는 바스티유에서만 공연한다. ^^
일본 만화답게 꼼꼼하게 감수와 교정을 거치기 때문에 거의 티를 찾을 수 없는데... 너무 소소해서 아마도 다들 놓쳤던 모양. 하긴 오페라 가르니에라는 이름이 착각을 좀 유발하긴 하지. 눈에 익은 빈과 파리를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서 나도 가르니에에서 발레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절. 예매하느라 파리 오페라 사이트에 가입했더니 이것들이 매주마다 새로 공연 소식을 업데이트한 메일을 보내주니 외면을 할래도 할 수가 없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