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노동으로 스트래스를 덜어내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아 일요일 저녁임에도 저녁 먹은 뒤 베이킹에 돌입했다. 간만에 내 키친에이드 쇳덩어리 프로세서가 등장해서 오랜만에 빡세게 노동을 해주셨음.
뭔가 엄청 한 것 같은데 모아놓고 보니 별 거 없구만...
전체 풀샷.
틀의 모양이 다양해서 엄청 많이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6종류를 구웠음.
쿠키 반죽도 쇼콜라 아망디오랑 피칸 포코칩 청크 두 종류 했지만 얘네는 냉동해놓는 반죽이라서 굽지는 않고 그냥 얼려놨다.
나중에 먹고 싶으면 조금씩 잘라서 구워 먹으면 됨.
제일 왼쪽에 프룬을 박은 건 얼그레이 프룬 파운드 케이크.
처음 해보는 거라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했더니 역시나 예상대로 홍차 향기는 나는 둥 마는 둥. 다음 번에 할 때는 필히 홍차양을 2배로 해야겠다.
체리를 얹은 건 프루츠 너트 파운드 케이크.
얘는 마르고 닳도록 해본 거라서 뭐. ^^
가운데 작고 예쁜 애들은 무화과 초코 케이크와 프루츠 너트 초코 파운드.
그 옆 조개모양은 마들렌이다.
김영모 빵집 레시피로 했는데, 아몬드 가루내기가 귀찮아서 헤이즐넛 가루를 넣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헤이즐넛 가루가 아니라 필링가루라서 살짝 에러. 그래도 먹을만은 하다. 다음에는 제대로 해봐야겠음.
이번에 한가지 알게 된 게, 위핑기가 성능이 좋을 경우는 버터를 실온에 너무 푹 놔두지 말고 살짝 단단한 상태에서 설탕이랑 달걀이랑 섞는게 훨씬 입자가 고운 것 같다.
작정하고 제대로 좀 만들어보려고 시키는대로 버터를 2시간 이상 밖에 내놨는데 냉장고에서 금방 꺼내 섞었을 때보다 거칠게 나왔다. 핸드믹서가 아니라 키친에이드 걸로 섞으면 제과점 처럼 나왔는데 오늘 케이크들은 딱 홈메이드 스타일... 무거운 걸 힘들게 꺼낸 보람이 적어서 아쉬웠다. -_-;
이 가리비 모양은 시트러스 필이 들어간 마들렌.
전에 만들어놓은 시트러스 절임을 처리하려고 일부러 했는데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음.
옆에 있는 오른쪽의 아이들은 앞쪽의 반죽과 같은 것들.
이번에 새로 사온 실리콘 틀을 써봤는데 팬이 될 것 같다.
실리콘 틀 정말 편하고 좋음.
마들렌 틀도 사올 걸 하고 후회중이다.
케이크들을 바라보는 뽀삐양.
평소 같으면 11시만 되도 자는 뇬이 절대 자지 않고 눈을 빛내면서 2시 넘게 버텼음.
바닥에 떨어진 가루 핥아먹는데 좀 불쌍했다. ㅎㅎ;
본래 계획에 피낭시에, 프랑소아즈, 스콘, 무화과 쿠겔호프도 있었지만.... 하다보면 지쳐서 결국 반만 하게 된다. ^^ 언젠가 또 기운이 넘치거나 스트래스가 넘치면 하겠지. 그때는 피칸 파이를 구워야겠음. 그리고 말린 무화과 다 떨어졌다. 쿠겔호프 하려면 무화과 사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