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일어나서 서울시장 결과 보고 뒷목을 잡았지만... 하늘의 뜻이 그러하다면... 이렇게 포기와 체념의 단계.
강남 3구의 몰표는... 어차피 저 사람들은 자기 이익에 충실한, 그들 입장에서 냉정하게 따져보면 지극히 현명한 투표를 한 거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를 보면 너도 덕분에 종부세 안 내면서 왜 엉뚱한 곳에 삽질하냐고 정신나간 애 취급을 하겠지. 하지만 난 내가 쫄쫄 굶으면서 남한테 주지는 못 해도 내가 먹을 게 있는데 옆에서 굶으면 한 숟가락이라도 나눠먹어야 한다고 배웠고, 그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믿는다. 내가 줄기차게 이메가와 딴나라 계보 일당들을 싫어하고 절대 찍어주지 않는 건 저들이 인간으로 너무나 당연한 상식을 거부하기 때문인데... 그게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 -_-a
여하튼 재작년인지 작년인지 교육감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강남 뒤집기가 눈앞에서 극적으로 시연되는 광경을 보면서 오세훈과 딴나라의 덕은 거의 볼 가망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이걸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머리와 기획력이 현재 야당에게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
2. 노회찬 갖고 지금 완전 물고 뜯고 난리가 난 모양인데.... 나도 좀 아쉽기는 했지만... 이 아저씨가 무슨 죄냐.
솔직히 한명숙 후보한테 표가 이만큼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 아무도 없었다. 나도 투표소 안에서 어차피 안 될 거 노회찬 찍어줄까 심각하게 고민했었으니. 그래도 기적을 믿으면서 초지일관을 했고 기적까진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딴나라와 오메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준 것으로 현재 자기 위로 중.
말도 안 되는 논리로 TV 토론 참여를 막은 오메가가 아니었다면 노회찬과 진보신당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 참으로 비루하고 쪼잔한 X이라고 욕을 하긴 하지만 싸움은 그렇게 하는 거지. 어쨌든 이겼지 않나. 저렇게까지 비루할 필요는 없지만 승리에 대한 집념과 투지만큼은 다른 정당이 딴나라에게 배워야할 듯.
어쨌든 심언니는 멋졌다. ^^ 첫 토론에서는 좀 버버거렸지만 갈수록 나아지는 분위기.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이번 선거를 통해서 진보신당 조용한 지지자들도 많이 생겼을 거라고 믿는다.
욕을 먹든 어쩌든 이번 선거는 진보신당 입장에선 잡초밭에 씨를 뿌리는 과정이다. 민노당 정도로 자리를 잡으려면 민노당이 그동안 삽질한 만큼의 고생과 세월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때까지 좌절하지 않고 버텨내느냐가 관건.
3. 민노당이 민주당이 버린 곳만 겨우 주워먹었느니 지지자에 대한 배신이니, 정체성 상실이니 어쩌니 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그 능력을 보여주려면 일단은 보여줄 자리를 얻어야지. 밖에서 백날 우리가 하면 잘 할 수 있어~ 우리는 깨끗해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 지금 이만큼이라도 얻어낸 건 그래도 쟤네들은 열심히는 한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는 있기에 가능한 거다. 이제는 얻어낸 지지기반을 잃지 않고 넗히는 게 이 사람들의 숙제일 텐데, 부디 분열로 망하지 말고 NL들 단속 좀 잘 하길.
4. 유시민은.... 솔직히 서울 시장은 포기했어도 경기는 기대를 좀 많이 했는데. 여론 조사는 형편없다고 나오지만 선거 직전에 돌아가는 낌새가 2002년과 굉장히 흡사했다. 서로서로 문자로 투표를 독려하는 그런 분위기. 결과는 아쉽지만 유시민에겐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은 선거라고 본다. 뒤처리도 아주 깔끔했고. 재투표 논란에 대해 남에게 책임 넘기지 않고 자기 잘못이라고 딱 자르는 거 보면서 여우다! 라고 느꼈음.
선거 직후에 유시민에 대해 꽤 안 좋은 얘기를 들었는데 -누구한테 전해 들었다더라~가 아닌- 그 사람은 유시민을 까려고 한 소리겠지만 내게는 앞으로 이 인간을 죽~ 밀어줘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하는 일화였음.
상대가 정정당당할 때는 노무현처럼 빤스 벗고 똑같이 정당하게 맞짱을 뜨는 자세가 올바르지만 상대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나 혼자 고고하게 사무라이인 척 하는 건 바보지. 동탁류를 상대할 때는 관우나 조자룡보다는 조조가 필요한데, 그 사람이 들려준 얘기로 평가하자면 유시민은 전형적인 조조과.
일단 큰 똥덩어리를 치우고 조금 작은 똥덩어리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 그 다음에는 더 작은 똥덩어리를 찾아서 바꿔치기하고... 그러다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똥덩어리가 여의도며 청와대에 앉아있는 날이 오겠지.
5. 강산이 한번 바뀌고도 2년이 더 지난 세월만에 이 동네에도 딴나라가 아닌 구청장이 당선됐다. 우리 동네 커뮤니티에서 내가 무~지하게 혐오하는 그 인간 이하들은 그 당선자가 동네에 당선 감사 인사하러 다니는 걸 보고 점령군처럼 거들먹거리네. 어쩌네 하면서 부르르 떨던데 그 광경만으로도 정말 투표의 보람을 느낌~ 우하하하하하하하~ 거기다 교육감도 교육위원도 건졌으니 따져보면 솔직히 내 투표 인생 중 가장 선방한 지방 선거 중 하나다.
6. 개인적인 성공은 부친을 기권에 이르게 해 오잔디와 딴나라에게 갈 표를 한장 줄였다는 것. -_-v 이건 내 공이라기 보다는 조중동의 강력한 방어막을 무력화시키는 부단한 부패 스캔들과 온갖 뻘짓으로 무장한 딴나라당 출신의 현 구청장님의 덕이지.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다시는 오지 마세요~ (하지만... 통일교에 팔아넘긴 구민회관은 어쩔... ;ㅁ;)
7. 딴나라는 절대 안 돼!!!!! 라는 절박함에 비례를 제외하곤 민주당에 거의 몰표를 주다시피 했지만... 절대 니들이 예뻐서 준 건 아니라는 걸 여기에 명백히 밝히겠음. 댁들이 조금만 더 영리하게 프레임을 짜고 움직였으면 서울도 이길 수 있었다고! 차려준 밥상도 제대로 못 먹는 이 작은 똥덩어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