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펜사의 수퍼마켓이 수리 중인 충격에 뭔가 살 게 없나 헤매다가 발견한 초콜릿 가게에서 구입한 친구다.
박스에 아르데코풍의 아주 화사한 여인네 그림이 있었는데 그 사진은 안찍은 모양.
인줄 알았는데 찾았다. ^^
이런 금색 박스에 들어 있다.
내용물과 전혀 상관없는 초콜릿의 사진. ^^;
다른 때라면 저런 초콜릿을 샀겠지만 지오반니 갈리에서 거대한 박스로 100유로어치를 샀기 때문에 그냥 패스.
겉에 뿌린 파우더들이 살짝 녹아서 모양은 별로인 트러플 초콜릿.
가운데 너트 크런치가 들어간 게 좀 특이했음.
맛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맛있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닌 그냥 고급스런, 그냥 기대에 맞는 정도 수준의 트러플이다.
얘보다 많이 싼 길리안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고 같은 값이면 트러플은 그냥 고디바를 먹겠음.
페레로 로쉐에 개벽의 감동을 느끼던 그 시절은 다 어디로 갔는지... --;
스스로 봐도 참 배부른 소리를 쓰고 있음.
이 브랜드 초콜릿을 다시 살 기회가 있다면 너트가 들어간 초코볼을 왕창 사겠다.
먹어본 중 최고라고 나랑 동생이랑 동시에 인정.
내 밀라로 행을 결정한 이유 중 최하 20% 정도는 차지하고 있었던 지오반니 갈리.
이놈의 인간들은 도대체 인터넷 판매라거나 해외 지점 설치 같은 건 생각도 않고 먹고 싶으면 무조건 나의 가게로 오라~라는 거만한 자세다. -_-; 목 마른 놈이 우물을 판다고 먹고 싶으면 가야지... 가서... 그리고 사왔다. ^^
가장 큰 '그란데' 사이즈 박스임.
여기에 초콜릿을 2층으로 꽉꽉 채우면 100유로 (^^;) 어치 정도가 들어간다.
많이 샀더니 깍쟁이 밀라네제가 웬일로 주문하지도 않은 초코볼을 이렇게 뿌려서 채워줬음.
이런저런 너트들이 들어가 있는데 이게 의외로 아주 대박이었다.
다음에 밀라노에 가면 쟤네들을 좀 더 많이 사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자리에 금색 포장은 마론 쇼콜라를 장기로 하는 이 집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밤절임이다.
ㅅ님이라면 껍질을 까서 내부를 보여줬겠지만 나는 귀찮아서 생략.
뭐라고 비교할 수 없는 묘한 맛인데 이게 의외로 계속 땡기는 독특함이 있음.
누군가는 어른의 맛이라고 했다.
모양에서 연상되듯 호두 반알이 통째로 들어간 호두 초콜릿.
속에 뭐가 들어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맛있었던...
아랫층도 찍었어야 하는데 내가 하는 게 늘 그렇지. ^^;
오랫동안 굶주렸던 지오반니에 대한 욕구를 팍팍 채워주다 못해 완전히 물리게 했던 향연이었음.
내가 늙기는 늙었나보다란 생각이 드는 게 예전 같으면 쟤네 한통 다 해치운다고 질릴 인간이 아닌데 지금은 저렇게 속에 필링이 들어간 초콜릿 보다는 판초코나 초코볼을 선호해주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