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키 마코토 | 삼양출판사(만화) | 2010.8.18
이번 권은 일종의 쉬어가는 페이지?
카이보다는 카이의 오랜 라이벌 (물론 카이는 의식하지 않지만) 아마미야 슈우헤이와 웨이 팡에게 촛점이 맞춰진 17권이다.
충격적으로 탈락한 아담스키와 대화를 통해 조금은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 같았던 슈우헤이는 부친의 기대감에 다시 또 엄청난 긴장 모드로 돌입하는 게 한 1/3정도. 이 만화에서 유일하게 예쁘게 그려지는 -그나마 비중이 좀 있는- 여성 캐릭터인 소피의 연주가 조금, 그리고 웨이 팡의 연주로 나머지 부분이 채워지고 있다.
지난 권에서는 웨이 팡이 아지노가 모르는 사생아가 아닐까 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 ^^; 자세한 내용을 적으면 아직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폐가 되니까 그건 생략~ 어쨌든 내 예상이 너무도 확실하게 빗나가서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의표를 찔러주는 내용 진행이 참 좋다. 그래서 몇년씩 잠수를 하는 극악 연재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를 계속 기다리는 거겠지.
이번 편도 재밌긴 했지만 그래도 카이가 중심이 되는 지난 권처럼 두근거리는 그런 박진감은 없다. 그래도 다음 권에서 긴장이 조금 더 고조가 되거나 극적인 장면에서 또 다음 권으로 이어지는 그런 카이의 특별한 피아노가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또 즐겁게 18권을 기다리겠다.
그리고 만화의 힘이라는 게 꽤 엄청난 것이... 지난 수십년간 공언해 왔다시피 난 쇼팽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내 눈 앞에서 역사상 최고의 쇼팽 스페셜리스트라는 부닌, 아쉬케나지, 키신이 연주를 해도 '잘 치는구나~' 이상의 감흥은 느끼지 못했는데 이 만화를 보고 있으면 쇼팽이 엄청 듣고 싶어지고 올해 열리는 쇼팽 콩쿠르에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무럭무럭 생겨난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