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연구회 (지은이) | 쿠켄(베스트홈) | 2010.8.?-27
이런 주제의 책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예전과 달리 별로 새롭거나 확 땡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종의 중독처럼 간간히 당기고 또 읽고 싶어지는 것이 음식에 관한 책인 것 같다.
비슷한 주제로 꽤 많은 책들이 있었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서구인이 쓴 게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크다. 동양권은 그야말로 밥알의 콩도 아니고 돌 수준으로 간간히 -그나마 오류인 경우가 많은- 등장하고 철저하게 서구 중심의 세계관과 문화관을 펼쳐나가는 서술들은 지금까지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좀 다른 동네에서 바라본 걸 읽고 싶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일본 역시 지정학적 위치만 동양에 있을 뿐 스스로를 동양이 아니라 서양으로 착각하고 그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최소한 정보의 측면에서는 나을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일본의 서양 컴플렉스가 많이 극복이 됐는지 자신의 발이 딛고 있는 공간이 일본이라는 걸 잊지 않고 자국과 연관된 음식 문화와 역사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덩달아서 한국, 중국도 그나마 밥알의 콩, 혹은 보리 정도로는 등장하고 또 동남아며 아프리카, 남미까지도 제법 비중을 가지고 폭넓게 내용 소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식재료나 요리 하나를 놓고 그 기원과 역사, 얽힌 얘기와 혹은 흔하게 알려진 오류들을 소개해 나가는 저술 방식은 호흡이 빨라서 읽기가 좋고 또 내용도 대부분 새롭고 상당히 재미가 있다. 예술과 요리는 통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해주듯 엄청난 대식가에 미식가였던 로시니나 뒤마가 요리사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한 부분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따로 한 챕터를 활용해서 본문에 등장했던 유명한 인물들과 요리, 식재료에 대한 간략한 소개, 국가별 요리에 관한 속담 등을 몰아서 소개해준 건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아쉽다면 부분부분 상당한 편차를 보이는 번역일지... 교정이랄까. 중간중간 그 문장의 흐름과 문맥, 단어 선택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 나는 챕터들이 있었다. 2명의 번역자가 함께 공동번역을 했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명이 감수와 교정을 했다면 이런 식의 튀는 부분은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시간 상의 문제였던지 아니면 편집과 교정의 나태였는지 모르겠지만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