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뿔도 모르면서 괜히 깝치다 망신당하지 말고 모르는 건 닥치고 있자는 주의긴 하지만 장관 하나를 날리고도 아직도 시끄러운 그 외교통상부의 외시 2부 합격자 41% 고위직 자녀 라는 기사를 보니 생각나는 게 있어 끄적끄적.
친하다거나 엄청나게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안면은 있는 지인 중에 외교부에 다니는 사람들이 두엇 있고 특히 2부에는 쫌 많고 특수 언어 어쩌고 해서 특채된 경우도 한 명 알고 있다. 근데 저 2부 합격자 출신 중에 동생 친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 외교부 관계자의 친척들이다. 관계도는 주로 삼촌, 이모부 혹은 매형 등등. 자녀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기준에서는 분명 친인척의 범주에 들어가고, 연좌죄 적용 범위들이다.
노무현 대통령 주변 털 때처럼 친구며 단골가게까지 가계도를 만들어 좍좍 훑으면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다 외교부 직원 관련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그러나 절대 그 범위까지는 털지 않겠지. 아니 저기까지 갈 것도 없이 6촌 범위 안만 털어도 외교부 문 닫아야 할 수도. ^^;
근데... 저런 2부나 특채가 아니라 제대로 외시 합격한 외교관 2세도 있긴 하다. 대학원 때 친하게 지냈던 외교학과 후배 (<- 이 친구는 엄청 좋은 성적으로 외시 패스~ 교수님들이 계속 공부하라고 권유하면서 엄청 아끼던 인재였는데 자기 집안 형편으로는 교수될 때까지 공부할 수 없다고 포기하고 고시 준비했다. 그때는 그나마 개천에서 용 나는 게 가능하던 시절이었던 시절)랑 함께 스터디하고 함께 외시 패스한 사람이 어디 대사 아들이었던 듯.
2. 월요일에 남산에 있는 회현시범아파트라는 곳에서 한 학교 대선배인 언니의 전시회에 다녀왔는데... 평생 살아온 서울의 재발견이라고 해야할 듯.
남산 도서관 바로 건너편인데 서울에, 그리고 남산 꼭대기에 그런 아파트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친절한 금자씨 등 영화 촬영장소로도 많이 활용이 되는데 70년대에 지은 건물이지만 당시엔 아직 자재 빼먹는 부실공사를 본격적으로는 하지 않던 시기라 내력벽은 드릴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서 외관이 좀 추레한 걸 제외하고는 살기는 좋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100여가구 정도를 매입했고 창고 등으로 임대하는 지하층을 제외하고 한 300여가구가 살고 있다는데 뭐랄까,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로 들어간 그런 느낌이 참 괜찮았다. 남산 한가운데라서 공기도 좋고 구조도 딱 좋던데 나처럼 출퇴근이 없는 프리랜서에게는 왠지 모르게 끌리는 공간이지만... 돈이 없다는 현실. ㅎㅎ;
위치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정부에서 이대로 잘 활용해서 예술적이고 독특한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데 모두 의견을 모았지만 이메가나 오잔디 머리에선 다 때려부순 뒤 우리 세금을 떼돈으로 발라 남산 꼭대기의 부스럼이 될 흉측한 뭔가를 새로 짓는 것 말고는 나올 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 차라리 그냥 이대로 조용히 두는 게 낫다.
사진을 찍어오고 싶었는데 촬영장소 등으로 빌려주고 그 돈으로 관리비 등을 충당하는 시스템이라 외부인의 촬영에 아주 민감하다고 한다. 전시장인 아파트 내부를 찍은 사람이 사진을 보내준다고 했으니까 나중에 그걸 올리겠음.
3. 사장과 실무자들의 성향이 너무 다르면 그 회사의 구성원들도 괴롭겠지만 이렇게 끼어들어서 일을 해야하는 외부인들도 참 귀찮고 괴롭다. 실무자가 체크해서 그 스타일로 고쳐놓은 걸 사장은 단호하게 노!!!!! --; 처음 하는 곳이 아니라서 우리도 대충 감을 잡고 사장 취향대로 맞춰서 초안을 올렸구만 그대로 할 것이지. -_-+++ 이로써 또 쓸데없는 삽질을 해야 한다. 에효호호호... 먹고 살기 힘들군.
4. 어제 부친에게 점심 얻어 먹고 추석 선물로 양복 한 벌 맞춰 드리려고 나갔었는데 이 노인네가 너무 비싸다고 기겁을 하며 당신이 따로 가격조사를 해보겠다고 고집을 부리시는 통에 결국 김설문 일식에서 튀김만 배 터지게 먹고 집으로 돌아오려다가...(추석 이후에 다시 나가서 맞추기로 했음) 웨지우드 매장 확장했다는 문자가 생각나서 구경이나 해보자~ 그러고 신세계에 들러봤다.
확장이라고 해봤자 한칸짜리 부스가 2칸이 된 정도지만 최대의 수확은 웨지우드 아스트버리 블랙을 친견!!!!!!! @0@ 정말 휘황찬란하시더라. 언젠가 하나쯤은 갖고 싶은 프쉬케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것들 구경하고 들었다 놨다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나왔더니 옆에 헤렌드 매장도 엄청 커져있네!!!! 다시 들어가서 나와 모님의 영원한(?) 눈요기거리인 차이니즈 부케를 구경하고 만져보고, 살 건 아니지만 가격도 한 번 물어보고. ㅎㅎ 찻잔 한조에 35만원 되시겠음~
구경한다고 돈 받는 건 아니니 에르메스랑 로얄 코펜하겐도 가볼까 하다가 너무 졸려서 집으로 귀가. 다른 때 같으면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군것질 거리들을 엄청 질렀을 텐데 배가 너무 부르니까 아무 생각이 없어서 정말 살 것만 딱 사서 거의 빈손으로~ 역시 쇼핑은 배가 부를 때 해야한다.
근데 신세계 본점 지하에 정말 신기한 게 많긴 많더라. 요즘 달걀, 버터, 우유를 쓰지 않는 채식 베이킹 유행에 발맞춰 미국의 무슨 채식 베이커리가 떡~하니 등장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곰돌이 모양의 쿠키랑 케이크만 파는 매장 등등. 백화점 방문이 연례행사인 촌사람인 티를 팍팍 내면서 하나도 사지는 않고 열심히 구경했다. ㅎㅎ 돈을 쓰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시간 보내고 안목을 넓히기에 백화점은 나쁘지 않은 공간인 것 같다.
어제는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간만에 거기 간 김에 페이야드 들러서 케이크라도 한 조각 사오는 건데... 하지만 김설문에서 목구멍까지 차도록 튀김을 먹은 뒤여서 정말 어제는 도저히... 근데 오늘은 우메에서 또 초밥 먹을 약속이 있음. 슬슬 준비해서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