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에 음악판을 떠나고도 한참 동안, 아주 최근까지도 뭔가 쫓기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꾸는 악몽은 관객이 가득한 무대, 혹은 중요한 시험장에서 연주해야하는데 정작 곡을 외우고 있지 않거나 (혹은 난 전혀 모르는 곡을 연주해야 하거나), 악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아니면 연주복은 갖춰 입었는데 구두가 보이지 않는 등의 연주와 관련된 거였다.
그런데 어젯밤에 꾼 악몽은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촉박하게 (<-꿈에서도 난 역시 마지막 순간에 일을 한다. --;) 마감을 해야 하는데 아이디어는 고사하고 자료 파악도 하나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쩌나~어쩌나~ 하면서 동동거리다가 깼다. 꿈에서 열심히 마감을 치곤 아침에 일어나서 그게 꿈이었단 사실에 허탈했던 적은 있어도 이런 꿈은 처음인듯.
내 몸에 남아 있던 옛 바닥의 물이 거의 완전히 빠져나갔나 보다. 왠지 모르게 섭섭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