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님과 L님의 블로그를 보니까 켜켜이 쌓여서 먼지가 수북한 내 유럽 여행 사진도 좀 털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엄청 달리던 이번 주 마감은 소강 상태고 -실은 미리미리 해야 하는 일들이지만. ^^;- 다음 주 마감까지 비교적 한가한 오늘이라 사진이나 좀 털어보려고 앉았다.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서 사진만 남아 있고 기억은 모조리 가물가물. 그래도 기억을 더듬거리면서.,.
에어 프랑스 안에서 찍은 사진.
대한항공과 코드 쉐어를 하고 있는데 출발 시간은 이쪽이 낫다.
오후 도착이라서 반나절을 더 쓸 수 있음.
그런데 이 비행기는 희한하게 다 스튜어드였고 스튜어디스는 구경도 할 수 없었음.
에어 프랑스가 그나마 서비스가 괜찮은 축에 속하는데 이날 서비스는 꽝에 가까웠음.
파리에 가면 매번 묵는 호텔.
처음으로 욕조가 있는 방이었다.
덕분에 날마다 족욕으로 피로를 풀었음.
피로를 풀기엔 반신욕이 더 좋지만 유럽은 물이 너무 안 좋아서 반신욕 많이 하면 피부가 더 안 좋다. --;
얘네들의 목욕용품이나 샴푸, 향수가 발달한 건 어쩔 수 없는 생존 전략인 것 같다.
짐 던져놓고 갤러리 라파예트 가서 구경하고 놀다가 귀가.
이날 저녁에 먹은 포 14의 쌀국수는 이전에 따로 포스팅을 했으니 생략.
운전도 한 3년 쯤 하면 겁이 없어져서 사고가 많이 난다고 하던데 이번 파리행이 딱 우리에게 그거였음.
둘 다 네댓번 이상 와서 전철도 익숙하고 하다보니 긴장이 풀어져서 실수를 많이 했다.
노선표 수십번 확인하면서 정신 빠릿빠릿 차리고 다니던 초창기에는 전철 잘 못 타는 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엔 거의 매일 한번씩 실수. --;
대박이었던 건 라발레 아울렛에 가는 날이었다.
유로 디즈니랜드와 라 발레로 가는 노선과 다른 쪽으로 가는 노선이 갈라지는 걸 잘 확인하고 탔어야 하는데 대충 탔다가 엉뚱한 허허벌판에 내려서...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철길을 다시 걸어올라와 에르에르를 타고 이 역까지 다시 거슬러 올라와서 다시 라 발레로 가는 통에 피 같은 시간 한시간을 까먹었다. ㅜ.ㅜ
다행히 우리만 이런 실수를 하는 건 아닌 듯.
유로 디즈니랜드로 가는 (여자는 라 발레에 아울렛이 있단 소리에 눈이 번쩍번쩍 했지만 남자가 완강하게 유로 디즈니랜드를 주장해서 할 수 없이 끌려갔음. 비도 오는데 불쌍했다. ^^;) 브라질에서 온 커플도 같은 실수를 해서 함께 거슬러 올라와 탔다.
라 발레 역 앞의 모습.
나중에 이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음.
저기 보이는 건물이 라 발레 아울렛이랑 연결된 쇼핑 몰.
입구.
로비.
이 복도로 죽~ 가면 된다.
큰 할인 마트도 있고 옷 가게며 재밌는 가게들도 많다.
솔직히 아울렛보다 여기에 더 볼 게 많았다.
라 발레는 신한 카드는 10% 할인 되니 쇼핑할 사람은 신한 카드 필 지참~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가 됐구나. ㅎㅎ;
쇼핑몰에 있었던 예쁜 소품 가게.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간판도 찍어놨다.
굉장히 독특한 디자인의 생활 소품들이 많았는데... 마음껏 사지는 못하고 나중에 정말 갖고 싶은 걸로 몇개 건져왔음.
라 발레 입구.
명성과 달리 의외로 아주 작다.
골목 2-3개면 끝~
여주 아울렛의 한 1/3 정도 규모려나???
가장 바글거리는 곳은 폴로 매장. 나도 거기서 조카 선물을 하나 사오긴 했음.
가격도 그저 그렇고 전반적으로 건져올 물건이 그다지 많다고 할 수 없음.
라 발레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이다.
여긴 아이스크림 매대래서 그냥 찍어봤음.
프랑스에 가면 꼭 먹으리라 결심했던 것 중 하나인 아모리노 아이스크림 (? 맞나??? ^^;;;)
아이스크림 뿐 아니라 초콜릿이나 쿠키도 판다.
하지만 꿋꿋하게 아이스크림으로~
두 가지 맛을 주문하면 이렇게 꽃잎처럼 만들어서 준다.
이 아이스크림의 특징 중 하나가 장미꽃처럼 떠주는 거라고 하는데 장미라고 하기는 쫌...
이 판매원은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함.
어릴 때 제과점에서 팔던 그런 맛이었다.
간만에 맛보는 추억의 맛이었음. ^ㅠ^
이건 동행자인 ㅎ양의 아이스크림.
날도 우중충해서 뜨거운 스프를 먹고 싶었지만... 점심 시간을 한참 넘긴 때라서 문을 연 레스토랑이 몇개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역 앞에 있는 식당이라 좀 긴장했는데 역시 식도락의 나라 프랑스답게 역 앞도 맛있었다.
감자를 구워서 샐러드에 얹으면 궁합이 환상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음.
저기에 맛들여서 한국에 와서도 종종 저렇게 해먹고 있다.
그렇지만 저렇게 신선한 치즈와 사워크림은 없다는... ㅜ.ㅜ
동행자 ㅎ양의 새우 샐러드.
내 것에 비해 푸짐함은 덜 하지만 깔끔하니 괜찮았다.
따져보면 영양학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는 구성이다.
ㅎ양이 찍은 시추 사진.
개를 볼 때마다 둘 다 한국에 두고 온 각자의 멍멍이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했음.
개 천국인 프랑스라면 눈치 보거나 기죽을 필요없이 어디든지 함께 갈 수 있는데... ㅜ.ㅜ
아마 우리 뽀삐양이 저기 진출하면 예쁘다고 칭찬 받고, 예쁜 척 하느라 산책이 불가능할 듯. ㅎㅎ;
오랜만에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산 무지~하게 비싼 표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꽉 찼다.
돈 카를로.
이 감상문도 올려야 하는데...
도착 다음날이라 시차 적응이 안 되서 엄청 졸리고 몸도 멍한 상태였음에도 하나도 졸지 않고 끝까지 봤다~고 하면 얼마나 괜찮았는지 짐작이 될듯.
휴식 시간에 찍은 사진.
아주 고풍스럽고 호화롭다는 표현이 딱인 오페라 가르니에에 비해 바스티유는 정말 모던하다.
하지만 싫증나지 않고 고급스럽다.
이 천장을 볼 때마다 그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런 디테일이 감탄하게 됨.
오페라 보고 돌아와서는 그야말로 사망~ 이렇게 파리의 둘쨋날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