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마지막 송년회를 끝냈다. 젤렌에서 배 터지게 먹고 술도 제법 마시고 기분 좋게 돌아왔다.
이 친구들하고 만난 게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막 열리던 1996년.
말초적이거나 사이코 혹은 찌질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요즘과 달리 통신에서 넘어가던 그 초창기 때는 취미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은 그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예의도 발랐고 괜찮은 사람들이 많았었다.
여하튼 그 좋은 인연들이 서로 애경사와 대소사를 챙겨주면서 10년을 넘어 이제 2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년에 초딩 학부모가 된다고 징징대는 ㄷ군에게 나중에 딸 청첩장 돌릴 때는 울겠다고 했더니 그때까지도 만날건가 하면서 다들 박장대소.
다음 번 모임은 동생이 힘들게 가져온 라끌렛 그릴을 꺼내서 라끌렛과 와인 파뤼를 하기로 했음.
2. 왜 사람들이 뇌물을 주고 받는지 쫌 이해가 되는 오후 반나절이었다.
보통 미용실의 보조 미용사는 수시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내 단골 선생님의 보조인 언니는 꽤 오래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커트나 퍼머 외의 케어는 보통 보조 미용사가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 마사지를 정말 정성스럽고 시원하게 잘 해준다. 그래서 밤샘하거나 피곤할 때 두피 케어를 받고 오면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고 해서 연말에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늘 안나 수이의 립스틱 작은 걸 하나 선물했는데... 평소에도 잘 해주지만 정말 오늘은 부담스러울 정도의 서비스 작렬. 두피 케어를 받으러 가서 얼굴과 목에 스팀 타월 등 일부 피부 케어까지 받고 왔다.
이러니 사람들이 뇌물을 쓸 밖에... ^^;
3. 2010년에 화두가 되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2010년이 넘어가기 직전에 드디어 다 읽었음.
어떤 시기에 급격하게 화제나 되는 책은 거의 안 보는 게 그동안의 내 독서 습관이었는데 올해는 트랜드를 많이 따라간 것 같다.
삼성을 생각한다, 가난뱅이들의 반란, 정의란 무엇인가.
이렇게 세권이나(!!! 나로서는 대단!!!) 읽었다.
작년의 그 국방부 금서 발표가 났을 때 그중에 읽은 게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손 들고 반성. ;ㅁ;) 세상과 담을 쌓았던 내가 어쩌다 이리 됐는지.
점을 찍어뒀던 조국 교수와 장하준 교수의 신작, 그리고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자서전은 2011년으로~
4. 젤렌의 사장은 여전히 잘 생겼다. ㅎㅎ;
오늘 잔뜩 기대를 하고 왔던 ㅅ양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엄청 행복해 하면서 조만간 재방문 의욕을 불태우면서 돌아갔음.
젤렌의 매출에는 저 사장의 미모가 분명 일정 부분 이상 작용하고 있을 거라는 데 붕어빵 5개 걸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