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고 있는데, 엄청 좋은 카메라를 새로 산 동생이 자기가 사진을 찍겠다고 해서 찍고는 MSN의 무슨 앨범인가에 올려놓고 다운받으라는데 문제는 내가 그 메일 계정이 없다는 것. 사진 다운 받겠다고 가입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말았다. 고로 사진이 있다가 만 포스팅. ^^;
시작은 요즘 어딜 가나 그렇듯 죽. 호박죽이다. 평범.
호박죽에 딸려나온 반찬은 괜찮았음.
초밥 나오면서 함께 깔린 반찬들.
복집 가면 늘 나오는 복껍질무침이 나오는데, 맵지 않고 깔끔 삼삼하니 무친 게 마음에 들었다.
반찬의 간이며 신선도는 OK~
난 사진을 안 찍었는데 복초밥과 롤이 1인당 3피스 나온다.
남자들은 배고팠을듯.
복탕수육.
애들이 있어서 애들에겐 좋았는데 난 좀 별로...
아까운 복을 이렇게 양념으로 범벅을 해놓다니. ㅜ.ㅜ
샤브샤브나 지리가 아니라면 그냥 튀겨서 내어와도 좋았을 것을.
내 입맛엔 양념이 좀 달아서 더 아까웠을 수도 있음.
이렇게 채친 무우를 넣은 육수를 바르르 끓여서 싱싱한 복어를 투하해 먹는다.
식사로 죽이나 알밥을 선택할 수 있고 과일이 디저트로 나옴.
이런 코스가 1인당 6만원.
강남이라는 자리 값과 복이 활어라는 선전을 믿는다면 납득이 안 가는 가격은 아니지만 내 돈을 내고 먹기엔 본전 생각이 쫌 많이 났다.
아직 학생이라 회비를 내지 않는 막내 사촌동생의, 양이 딱 적당했다는 외교적인 멘트로 볼 때 남자들은 분명히 많이 모자랐다.
총무에게 11월 말부터 예약 빨리하라고 채근을 했는데 게으름 피다가 날짜만 잡아 놓고는 뒤늦게 아무데도 자리가 없으니까 -애들 포함하면 인원이 좀 됨- 무조건 자리가 있는 곳을 예약을 했다는 게 훤히 보이지만.... 남도 아니고 사촌이니 너그럽게. -_-^
강남의 복집은 이렇구나~의 경험치를 높이는 것으로 만족.
그렇지만... 예약을 빨리 했으면 이것보다 더 적은 돈으로 더 나은 음식을 더 좋은 서비스로 남자들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약간은 속이 쓰림.
하여간 머스마들은 어리나 젊으나 늙으나 옳은 소리는 죽어도 안 듣는다.
아, 이 집의 장점이 하나 더 있다.
같은 일행이라는 게 정말 X팔리도록 조카 애들이 뛰고 난리인데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비스를 해준 종업원들.
내 이마에 川 자가 그려지는 걸 보고 올케들이 눈치를 살살 보면서 자기들도 애가 없을 때는 이러는 거 이해 못했는데 어쩌네~ 하던데, 우리는 애 때도 안 저랬다.
만약 식당에서 저랬으면 우리 부친은 그 자리에서 당장 숟가락 놓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서 그날 우린 죽었을 거다. 요는 컨트롤을 할 의지가 있냐 없냐의 차이인 거지.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람이 유해지고 불평불만을 줄여야 하는데... 나도 잔소리 심한 노인네가 될 가망성이 좀 보이는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