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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타

2011 동계체전 피겨

by choco 2011. 2. 13.

강릉이 눈벼락으로 난리가 난 바람에 쇼트까지만 하고 끝낸 경기도 있고 하여간 사건사고가 많은 동계체전이긴 했지만 어쨌든 종료.

서울이라면 경기 영상들이 줄줄이 올라올텐데 강릉에 간 사람들이 아직도 못 돌아왔거나 아니면 찍는 사람들이 안 갔는지 아직 경기 영상이 많이는 올라오지 않고 있지만 프로토콜만 봐도 뿌듯~

김해진이 드디어 3-3을 경기에서 랜딩했다.  김연아 선수 이후 여자 선수 중에는 아마 처음이지 싶음.  지금 3T-3T를 저 정도로 뛰면 다다음 시즌 정도엔 3F-3T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흐뭇~  맹장 수술 했다던데 2010-2011 시즌엔 정말 액땜을 거~하게 하는 듯.  이 액땜으로 다 털고 올림픽 때까지 훨헐 날아주길.

박소연도 이젠 러츠를 제대로 뛰는 것 같고.... 문제는 내 사랑 호정이.  컨시가 말처럼 안정이 되는 거면 세상에 못 할 선수가 없겠지만... 매력적인 스케이팅과 환상적인 스핀과 스텝에 비해 점프의 너무 편차가 커서 맘이 아프다.  제발 주니어 월드에서는 포텐 폭발 해주길.

이준형도 드디어 3-3 랜딩.  점수만 봤을 때 이동원 선수랑 별로 차이가 없어서 PCS를 엄청 잘 받았나 했더니 3F-3T에 3러츠를 뛰었다!!!!  여름에 선발전 봤을 때만 해도 연결 점프를 거의 붙이지를 못해서 속이 상했는데 이제는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모양.  스케이팅 스킬로 따지면 또래 중에서는 국제 무대에 내놔도 크게 빠지지 않으니, 혼자 독주하는 모양새였던 이동원 선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듯. 

주니어 남싱 김진서는 시즌 별로 차곡차곡 발전하는 게 아니라 경기 하나마다 일취월장을 해오니 솔직히 너무 달리다 엎어지지 않을까 두려울 정도.  3Lz-2T를 뛰긴 했지만 여름 선발전 때나 가을의 교육감배 때 3-3을 들고 와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점수도 이동원, 이준형과 큰 차이가 없다.   감강찬도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했는데 이번 체전에는 나오지 않은 모양.   올 여름 주니어 선발전 때 간만에 남싱도 피가 터질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  거의 없는 홈 어드밴티지의 덕을 볼 수 있는 올 주니어 월드에서 이동원 선수가 제발 10등만이라도 해주길.  그래야 이 아가들이 하나씩이라도 좀 나가보지.

김민석 선수. 이 선수를 보면 이현세 작가의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씩만' 이라는 글이 생각난다. 
트리플 살코 하나도 버벅거리면서 간신히 뛰었다 말았다 하던 게 어제 같은데 다음 해에는 룹을 뛰고 그 다음 해에는 아슬아슬하지만 트리플 악셀을 뛰기 시작해서 '옹?' 하게 했다.  그러더니 올 시즌에는 트리플 악셀은 실패하면 이상한 것이 되고 뒤에 연결 토 점프를 붙이더니만 이제를 러츠를 안정적으로 뛰고 있다.  비록 회전수 부족이긴 하지만 3S-3L을 랜딩했고. 이제 대학도 붙었으니 어려운 집안 형편 핑계대고 그냥 퍼져도 되련만 이렇게 시즌이 바뀔 때마다 한계단씩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이젠 뿌듯함과 흐뭇함을 넘어 감동. ㅜ.ㅜ   
정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를 보여주는 산 증거이다.  남자 선수들은 20대 중반까지 발전의 여지가 있고 뒤늦게 확 포텐 폭발하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뭔가 꼭 이루길.  올림픽도 꼭 나가고.  

그나저나... 쓰고 보니 진짜 격세지감이다.  예전엔 남자고 여자고 우승자가 120점대.  3-3은 이동훈 선수 완전히 망가지고 연아가 국내대회 출전하지 않은 이후 구경도 할 수 없었는데 남자 선수 셋은 3-3 장착.  김진서도 조만간 장착할 것 같고... 감강찬 선수도 점프 높이나 비거리를 보면 불가능할 것 같진 않다.  트악-트토 콤비를 보지 않나. 거기다 여싱도 3-3을 뛰어주고. 

미국애들이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에 더 관심 갖고 재밌어하는 게 요번 시즌엔 정말 이해가 간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