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프로모션으로 하는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의 애프터눈 티셋. 작년부터 벼르다가 해를 넘기고서야 겨우 가봤다.
가장 가고 싶어했던 모님 (이분은 애프터눈 티셋과 인연을 맺기 힘든 별에 태어난 듯. 작년에도 롯데 호텔 살롱 드 떼 가기로 한 날 아팠던가??? 하여간 뭔가 모종의 사건으로 못 오셨음. ^^;) 은 허리 통증으로 불참하고, 대전댁도 못오고 ㅅ양과 K2님과 함께.
예약을 해야 하나 하고 문의를 했더니 예약은 필요없고 애프터눈 티셋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시간 맞춰서 고고씽~
펄자스민(이 자스민티를 진주처럼 동그랗게 말아놓은 거라는 걸 모르고 시킨 ㅅ양의) 차를 제외하고 먼저 세팅된 나와 K2님의 홍차들.
카페인에 굶주린 임산부는 아삼으로 일탈을 했고 난 다즐링으로~
차는 마리아쥬 프레레를 쓰는 것 같다.
티팟 사이즈를 보고 '에게게!' 했는데... 롯데처럼 워머에 세팅되는 게 아니라면 그냥 이렇게 작은 티팟에 주고 뜨거운 물을 계속 추가로 보충하는 게 끝까지 따뜻한 차를 마시는 좋은 방법인 듯.
대신 서빙하는 직원들이 고생을 좀 할 것 같다.
틴에서 좀 아랫족에 더스트가 있는 홍찻잎인듯.
불평하자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까지 까칠하게 따지는 건 객관적으로 봐도 진상에 포함되는 고로 그냥 그렇다고만~
티백을 투하하는 롯데와 달리 여긴 잎차를 쓰니 뭐 어쩔 수 없지.
근데 마리아쥬 차라면 티백을 써도 별 불만은 없을 것 같긴 한데.... 라고 쓰다보니 마리아쥬는 잎차보다 티백이 훨씬 더 비싸구나. ^^;
일단 기본 세팅~
27000+10%+10%를 받는다면, 그리고 명색이 애프터눈 티셋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면 클로티드 크림 정도는 좀 내놔줘도 되지 싶구만...
그래도 생크림은 빡빡하니 진하게 올리긴 했다.
유지 함량이 높은 생크림을 사용한 것 같다.
그 파티세르 부띠끄인지 부띠끄 파티세리인지는 요즘엔 생크림 좋은 걸로 좀 쓰나.... ?
2년 전 딸기 생크림의 충격이 너무나 커서... 거기 시폰 케이크 먹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는데도 그냥 패스.
겹쳐져서 하나로 보이는데, 잘 보면 두개의 트레이가 있다.
애프터눈 티셋 2개에다가 차만 하나 추가했음.
4명이 가면 2개에 차를 2종류 추가하는 게 적당할 것 같다.
마시면서 뜨거운 물은 계속 보충해달라면 해준다.
맨 아랫층에는 슈크림이 들어간 마들렌, 초코 마들렌, 스콘, 다쿠아즈
2층은 크림치즈를 넣은 무화과 건포도 빵, 치즈 샌드위치, 계란 샌드위치 흉내를 낸 샌드위치가
3층은 마카롱과 보이듯이 2종류의 작은 쁘띠 케이크들이 있다.
다쿠아즈와 스콘은 훌륭~
마들렌은 뭐 그냥저냥...
마카롱은 난 안 먹어서 모르겠고 나머지 케이크들은... 촉촉하니 보관을 좀 잘 해놨더라면 더 맛이 있었겠지만 랩이나 뚜껑을 덮은 용기에 보관하지 않고 그냥 밖에 내놨다가 가져온 것인지 살짝 말라 있어서 감점.
동네 카페에서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여긴 호텔이라고. --;
왜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샌드위치 부분은 할 말이 아주 많음.
저 크림치즈를 넣은 무화과 과일빵은 궁합이 아주 괜찮았다.
그런데 저 샌드위치들.... --;
베니스의 그 플로렌틴인가 하는 유명하고 유서 깊은 카페에서 애프터눈 티셋 먹으며 '여기 샌드위치보다 더 꽝인 곳을 만나기는 힘들거야.'라고 했던 내 예상을 여지없이 깨주었음.
금방 만들어서 가져오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까 제발 빵 좀 내가기 전에 보관 좀 잘 합시다.
명색이 호텔인데 말라서 뻣뻣해진 빵은 좀 그렇지 않소.
중간중간 에러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맛은 괜찮았다.
기본 세팅이며 차를 내오는 기본은 일본 손님이 많은 롯데의 살롱 드 떼가 좀 낫긴 하지만 티셋의 구성은 이쪽이 조금 더 나은 듯.
편안함과 분위기를 놓고 보자면 롯데가 한 수 위. 그쪽은 아예 대놓고 티룸이라고 독립을 시켰고 여기는 로비 라운지의 카페테리아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티셋을 펼쳐놓기엔 좀 협소한 공간이라는 한계가 있겠지.
요즘 강남에 되도 않은 카페들이 차 한잔 마시고 뭐 하나 곁들이면 인당 2만원 후딱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가끔은 호기롭게 이런 장소에서 치우거나 준비하는 고생 없이 골고루 먹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6월까지 한다니 한 번 가볼만은 한 것 같다.
결론 정리.
1. 푸짐하고 럭셔리한 정통 영국식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 싶으면 그냥 집에서 내 손으로 준비해 먹는다.
2. 그래도 남의 손으로 차려지는 럭셔리한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롯데호텔 살롱 드 떼 쪽을 권하겠다. 애프터눈티의 내용 구성은 신라호텔보다 떨어지만 전반적인 세팅이나 분위기, 장소의 안락함은 그쪽이 낫다.
[#M_더보기|접기|ㅅ양에게 민폐를 끼치면서 한남동의 헨젤과 그레텔에 들러 하몽과 치즈 등등을 사왔는데 너무 맛있다. ㅜ.ㅜ 덩어리에서 금방 잘라내에 기름이 촉촉하게 배어나온 그 꼬리꼬리한 하몽... 정말 죽임. 멜론도 없고 술도 없이 몇장 꺼내서 육포 먹듯이 씹어 먹는 만행을 저질렀음. ^^;
추위도 한풀 꺾이고 해서 간만에 때빼고 광내고 한 컨셉에 맞춰 작은 클러치를 들고 갔는데... 모님
블로깅을 하고 모님에게 신라호텔 후기 올렸으니 보세요~라고 문자를 칠까 하다가.... 돌 맞을 것 같아 인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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