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끝날 즈음에 교환한 티백인데 그동안은 뜨거운 것은 마실 엄두도 못내고 있어서 고이 모셔놨던 것. 어제 돌순씨 마지막 회를 보는 동안 곁들인 간식과 함께 한잔 우려봤음.
진하게 우린 차를 입에 대는 순간 딱 드는 생각. '뜨거운 환타다!'
차에서 폴폴 풍기는 환타의 향기. 오렌지와 시트론 향이 솔솔 풍겼던 러시안 타이가와 달리 정말로 청량음료의 인공향이 물씬 나는 홍차다.
내가 어릴 때 유일하게 마셨던 청량음료가 환타였는데 그걸 끊은지 어언 20여년. 그런데 이렇게 홍차로 또 다시 만날 줄이야... 사이다에 우렸다면 색깔만 홍차지 정말로 환타였을듯.
이런 인공적인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내게는 그냥 그저그랬지만 홍차 동호회 안에서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인 것 같다. 이걸 두고 취향이라고 하는 거겠지.
내 돈 들여서 구입은 안 하겠지만 그냥 홍차의 세계는 정말 깊고도 넓구나~ 라는 경험 차원에서 나쁘지 않았음.
굉장히 부드럽다고 느꼈는데 닐기리 베이스라고 한다. 프리미어스의 다즐링 다 마시면 닐기리 뜯어야지. 인디안 고야를 마시면서 이런 엉뚱한 생각만 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