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반니노 과레스끼 | 부키 | 2011.3.30-31
원제는 Vita con Gio.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면 뜻을 알겠지만 귀찮아서 생략. ^^;
신부님과 읍장 시리즈로 나를 포함해 전 세계에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조반니노 과레스끼 버전의 가족 이야기의 후편이다, 그의 살아 생전에는 책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몇년 전에 책으로 묶여 나왔다고 한다. 그게 또 한국에 번역까지 된 모양. 이름만 보고 책을 사는 작가가 내게도 두엇 있는데 조반니노 과레스끼가 바로 그 한 명인 터라 잽싸게 구입.
독자들이 과레스끼 하면 기대하는 대로 이 책도 꽤 유쾌하다. 그리고 같은 반도라 그런지 나쁜 점에 있어서는 우리와 정말 지긋지긋하게 닮은 (그래서 일그러진 모습을 비추는 거울 보는 것 같은) 이태리 사람들, 특히 북부인들의 삶의 일면이나 생각에 관해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냥 날 것 그대로의 비판이라면 굳이 이태리 책까지 찾아볼 필요가 없지만 과레스끼 특유의 유머 감각과 애정 섞인 비판을 한번 거치면 즐거운 자기 성찰 내지 유머가 된다.
이 작가의 책을 읽을 때면, 분명 번역으로는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았을, 그만의 말장난 등 언어 유희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욕망이 무럭무럭 솟게 되는데 이번 책은 번역자가 상당히 점잖게 번역을 했는지 아니면 말년이라 그의 펜대도 좀 무뎌졌는지 신부님 시리즈에서의 포복절도의 강도는 별반... 40년 넘은 글인데도 이 시점에서 공감이 가는 걸 보면 정말 좋은 글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저작권과 상관없던 시절, 해적판으로 많은 신부님~ 시리즈가 번역이 되고 출간이 되었는데, 나중에 저작료 주고 힘들게 번역을 해 출간한 출판사들에게 좀 미안한 얘기지만 이 작가 작품의 번역은 김명곤씨가 최고인듯. 번역은 제 2의 창조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해주는 참 감칠맛 나는 단어 선택과 표현을 썼는데... 이 책도 그가 번역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60년대에 인기 있었던 이태리 대중 문화와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밀라노와 주변을 머리에 그리기 좋은 책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내게는 자료로서의 가치도 약간은 있어서 더 좋았음. 전편 격인 가족 이야기도 있다는데 걔도 구입을 할까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