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월에 국수 먹고 속이 한번 뒤집힌 후 계속 위장 상태가 별로라서 예년보다 땡겨서 내시경을 포함해 건강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식도염이 좀 있는 걸 제외하고 소화기의 상태는 양호. 그리고 신경 써서 먹은 보람이 있는지 콜레스테롤 수치도 작년보다 많이 내려갔다.
안 좋은 소식은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살짝 신경을 써야할 정도로 정상 범위 살짝 밖에 혈당 수치와 혈압이 올라가 있다. -_-; 저체중에 근육량이 부족해 정상적으로 형성된 당을 몸에서 소비를 못 해주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 처방은 운동. 근육이 무게가 많이 나가니 운동을 통해 근육이 늘어나면 체중도 자연히 늘어나고 어쩌고저쩌고~의 상황. 솔직히 운동은 숨쉬기 말고는 안 하는 인간이라... 좀 찔리기는 함.
그런데.... 50kg까지 늘리라고 하는데... 내 체중이 최고점을 찍었던 때는 중3 때 49kg 이었고 그 이후 거의 평생 동안 +- 1kg 사이에서 지금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따로 관리나 다이어트 안 했음- 늘리는게 되나?
2. 딱히 찾은 건 아닌데 아주 시의적절하게 우연히 내 눈 앞에 떨어져 열심히 보고 있는 웹툰, 다이어터.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dieter
이 웹툰 주인공 아가씨와 내 유일한 차이는, 그녀는 온몸에 기름이 골고루 쌓여 드러난 비만이고 난 내장에 기름이 켜켜이 쌓인 마른 비만이라는 것. --; 먹고 싶을 때 먹고 눕고 싶을 때 눕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초저질 체력인 이 웹툰 주인공을 보면서 엄청 찔려하고 있다.
건강한 체중 관리를 위해 아주 정확하고 유용한 지침서인 것 같은데... 나도 이 주인공처럼 계단은 아주 힘들거나 급하지 않은 한 무조건 걸어서 오르내리기로 했다. 그것만 해도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그러면서 서서히 고민을 좀 해봐야겠음.
3. 올해 어버이날 선물은 등산복 바람막이 자켓.
친구분들이 등산 가자고 연락이 와도 안 가시길래 왜 안가냐고 물었더니 "등산복이 없어서."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하시는 부친. --; 그냥 귀찮아서, 혹은 게을러서라고 정직하게 대답할 것이지 웬 말도 안 되는 핑계냐마는... 뭐든 간지를 따지는 엄청 노인네니 나름대로 인정할만한 하다고 생각해서 등산복을 사드리기로 했다.
나도 워낙 야외활동과 친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언론에서 등산복 비싸고 어쩌고 했을 때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정말 기절하겠다. 눈이 요물이라고 뭐든 좀 눈에 띈다 싶어서 가격을 물어보면 전문가용 어쩌고 하면서 70~80만원대가 훌쩍. 겨울이라 두꺼우면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도 좀 하련만, 비닐 껍데기 한 두장 겹친 바람막이 가격이다. --; (물론 고어텍스라고는 하더라.)
한참을 둘러보다가 브랜드 엄청 따지는 부친 레벨에 맞춰서 흔해서 싫다고 할 노스페이스보다 더 폼 난다는 브랜드에서 타협할만한 가격에다 적당히 마음에 드는 것으로 타협. 제일 마음에 드는 건 ㄷㄷㄷㄷㄷㄷ. 한달에 한번이라도 등산을 갈 양반이면 비싸도 제일 예뻤던 걸로 샀겠지만 그 옷이 1년에 2번 이상 산구경을 하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그 등산복과 세트로 부친이 쓰면 정말 멋질 카우보이 스타일의 등산 모자도 있었으나... 걔 역시 1년에 2번 외출이 고작일 게 뻔한 터라.. 어쩔까 고민 중.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생각을 해봐야지.
이렇게 등산복 산 걸로 상품권 받고, 그 상품권으로 동생이 소망하던 아이스크림 그릇 사서 그 영수증으로는 세재를 받아 챙겨왔다. ㅎㅎ; 그리고 집에 와 모님이 보내준 딜마티로 올해 첫 아이스티를 만들어 카페인을 흡입하고도 뻗었다. 뽀삐양도 뻗었음.
1번 진단을 받은 상황에서 좀 걸어보자는 의무감 겸 또 어버이날 선물도 사야되고 해서 아이파크몰까지 뽀삐 데리고 걸어갔다 왔는데 난 용산까지 걸아갔다 온 것보다 백화점 안에서 걸어다닌 양이 더 많은 듯. 쇼핑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은 최소한 걷기 운동량은 어지간히 충족이 될 것 같다.
그나저나... 거금을 들여서 등산복까지 사드렸는데 등산 안 가기만 해봐라! --+++ 이젠 무슨 핑계로 또 안 가실라나... 그것이 궁금.
4.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사람들이 잔뜩 신경이 곤두선 마당에 제일저축은행 임원들의 불법대출 소식이 터져서 인출하느라 난리가 난 모양이다. 난 다음 주에 거기 만기되는 거 있는데... 무사하겠지?
어차피 어느 금융기관에도 5천만원 넘는 돈은 넣지 않고 있으니 -솔직히 넣을 돈도 없다. ^^;- 밤 잠 설칠 일은 없지만 부산 저축은행에 돈 날린 사람들 사연을 보니 남의 일이지만 정말 마음이 아프면서도... 아니, 뭘 믿고 전재산을 예금자보호도 안 되는 후순위 채권에 넣어요!!!라는 한숨도 나오고.
물론 신문 기사에선 예금자 보호가 안 된다는 사실도 몰랐고 또 저축은행 직원이 전혀 고지도 안 하면서 억지로 판촉했다고 하기는 하더라만... 이 경우는 떠맡긴 그X도 죽일 X이지만 정말 무식이 죄라는 속담이 딱이군. 직원이 어떤 감언이설로 꼬셔도 절대 한 곳에 4900만원 이상 넣지 않는 부친의 쪼잔함이 돋보이는 정국이다. (근데 부친도 부산중앙에 부친 돈도 물려있다. 난 올 초 만기 때 아침에 줄 서서 찾았고. ㅎㅎ;;;;;)
지금 이 제2금융권의 파고가 우리 가정엔 아직 별다르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 무너지고 건설사 간당거리는 등의 모습에서 1997년이 보이는 것 같은 나는 지나친 기우를 하고 있는 걸까? 전에 책 쓸 때 IMF 사태 직전 주요 상황들 정리해 놓은 연표 있는데 언제 그거 한번 찾아서 올려봐야겠다. 그러면 비교가 되겠지.
5. 어제 웹서핑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76029.html 기사를 발견했다.
여기 등장하는 주부는 내 초딩동창의 와이프. 명품 아파트라는 삼성 래미안 거주자로 쟤가 분노하는 상대는 유리회사가 아니라 삼성건설이다. 사고가 나니까 빛의 속도로 달려와서 엄마는 다친 애를 데리고 동동거리는 동안 유리를 포함해 사건 현장을 완벽하게 청소해 증거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는 애 치료비만 대어 주겠다고 버팅긴다고 함. 물품 파손이나 -유리가 터져 집안 다른 곳까지 상하고 가구도 상하고 욕실도 난리가 났었다고 함- 정신적 피해 등은 입 딱 씻고 배째라.
얘네의 경우는 좀 더 난감했던 게 아이가 이 사고로 너무 놀라 병원에 가는 것에도 히스테리를 보여서 병원에서는 최초 응급처치만 한 다음에 약사인 내 동창이 직접 애를 치료하고 케어를 했던 모양이다. 이러면 병원비 산출도 참 난감하지.
같은 아파트에서 비슷한 유리 폭발 사고가 몇 번 있었는데 보상은 병원비로 다 땡쳤고, 이 친구 와이프처럼 물건 등 파손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니까 오히려 비슷한 피해자들조차 도둑심뽀 취급에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새 아파트 집값 떨어진다고 열 내는 얘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분위기란다. 아파트 값에 목숨 건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위력을 체감한 순간이랄까.
소보원에서도 당사자들끼리 처리할 문제라고 손 놨고, 청와대니 여기저기 올려봤지만 상대가 삼성인데 누가 나서주겠냐. 하다하다가 나한테까지 연락이 왔었다. -아무래도 기자랑 착각을 한 듯. --;- 다들 알겠지만 이 직종은 아무 힘도 영향력도 없는 3D 일용직.
내가 할 수 있는 건 들어주고 언론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 뿐이었다. 그래서 상황을 팩트 위주로 정리하고, 조중동을 제외한 신문의 기사들을 검색해서 안티 삼성의 기가 좀 있어 보이는 기자들에게 한번 뿌려보라는 조언을 해줬는데 정말 행동을 했구나. 멋지다!!!
그렇지만... 결국 유리회사를 까는 기사가 되어버렸군. 이거야말로 용두사미. 대한민국에서 역시 삼성의 벽은 높고 견고한 모양이다. 하긴, 삼성 홍보팀의 그 무시무시한 언론 통제는 정평이 나 있으니까. 우연히 실시간으로 경험을 했는데 예전에 반지 도둑 사건 때 기사가 10분만에 고모씨에서 모 탤런트로 바뀌더라.
덩치가 커지면 안 좋은 모습들이 부각되는 건 숙명이겠지만 삼성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듯. 20세기에 가졌던 호감은 이제 무감동한 비호감으로~ 이 추세라면 안티의 날도 멀지 않은 듯. ㅋㅋ
몇개 더 있었지만 이제 밥 먹으러 가야겠다~
잡설
그냥 간만에 수다.
그동안도 끄적거리고 싶은 일들이 간혹 있었지만 마감에 후달릴 때는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도 일이라 다 날아가고... 나를 들들 볶아대던 마감 하나와 참 지지리도 길게 끄는 수정 마감 하나를 일단 막은 휴일 직전이라 밥 먹기 전 막간에 간만에 수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