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관 | 살림 | 2006.9.22-23
자료 조사와 흥미 충족 두 가지 이유로 구입한 책. 어제 양정에 있는 프로덕션에 회의 가는 길에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음. 합치면 대충 1시간 좀 넘는 시간을 투자한 것 같다.
그만큼 쉽게 읽힌는 내용. 그렇지만 신문 특집기사를 모아놓은 수준도 안 되는 그런 책은 아니다. 빳빳한 역사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식민지 조선의 사생활이랄까 사회상이 대표적인 살인사건들, 스캔들 등으로 구분되어 재미있게 정리가 되어있다. 매 내용 마지막에 저자의 코멘트가 너무 노골적으로 들어간 게 거슬리긴 하지만 앞서의 내용이 워낙 깔끔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무시 가능한 수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것은 똑같다. 흥미 본위로 흐르는 언론의 센세이셔널즘이며 여성의 사회 활동과 사생활을 적대시하는 주류의 태도 등등. 날짜만 바꾸면 딱 요즘 사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물론 박인덕이나 최영숙 같은 사람은 당시에 아주아주 드문 희귀한 케이스였겠지만.
제목과 내용이 이 정도로 잘 맞는 책은 나오기 힘들듯. 조선이나 고려의 옛 얘기들을 모아놓은 애담들이 있듯이 서울이 경성으로 불리던 시절의 야담 모음이다. 가볍게 잘 읽었음. 이 시대를 다룬 얘기를 쓸 일이 있으면 자료로 가치도 꽤 있을 것 같다.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