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생긴지 얼마 안 된 -우리 동네 기준으로. ^^- 중국집.
아주 허름한 시장 골목에 조그맣게 있고 간판도 작아서 동네 주민이나 지리를 잘 아는 외부인이 아니면 설명을 해줘도 찾아가기 힘들고 또 용케 찾아가도 놓치기 쉽다.
허름한 외양과 달리 내부는 참 깔끔하고 무엇보다 -이건 우리 자매에게 중요한 거겠지만- 그릇이 중국집답지 않게 정말 묵직하고 중후하니 고급스럽다. 주인 아저씨는 주방에서 음식 만들고 아줌마는 홀에서 서빙과 계산을 하시는데 자기들이 직접 하니까 그런 그릇을 쓰지 종업원 시켰으면 손목 나가고 팔 떨어진다고 불평이 장난 아니었을듯.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은 짬뽕 좋아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자청해서 사 먹는 집이라고 하면 내 주변에서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볶음밥도 괜찮고 다른 요리들도 다 준수한 수준이지만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세 가지 짬뽕. 그중에서도 홍합 짬뽕이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홍합이 너무 많아서 건져 먹다가 지쳤는데. 물가 때문인지 아니면 계절이 홍합철이 아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처음에 비해 홍합의 양이 많이 줄기는 했다. 그래도 6천원이라는 가격 대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고 홍합 외의 해산물들도 냉동이 아니라 신선한 쭈꾸미, 오징어, 새우 등등.
특히 간도 세지 않고 조미료도 많이 쓰지 않아서 중국 요리 먹고난 후에 늘 오는 미슥거리는 불쾌함이 없다. 서울 최고, 전국 최고 이런 것까지는 모르겠고, 우리 동네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용산 재개발 때문에 사라진, 정말 환상적인 부추굴짬뽕을 내놓던 연경(이던가? 간판 상관없이 늘 위치만으로 찾아가던 곳이라. ^^) 이후 최고임.
찹쌀 탕수육 등 요리도 훌륭하고.... 여하튼 가격대비로는 최고다.
단점은 이 푸짐하고 술 땡기는 안주에 술을 하기 위해 온 아저씨들이 담배를 엄청나게 피워대서 여자들은 저녁에 밥 먹으러 가기는 좀 그렇다. 그리고 나름대로 장인 정신을 갖고 매일 육수를 내고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서 음식을 하는 건 좋은데.... 일요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심심하면 문을 닫고 쉰다는 것. --; 동네 주민들이야 그냥 허탕치면 되지만 다른 동네 사람들과는 여기서 약속을 할 수가 없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오늘 짬뽕은 최근 2번 실패하고 -한번은 아저씨가 술 먹고 늦잠을 자서 재료 준비가 덜 되었으니 1시간 뒤에 오라는 바람에. 또 한번은 문에 뭐라고 설명을 붙여놓긴 했으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이유로 쉬어서- 3번만에 성공이었음.
짬뽕 한 그릇 먹으러 멀리까지 올 필요는 없겠지만 국립박물관 등 근처에 와서 한끼 해결해야 한다면 가격대비 최고라고 추천하겠음. 위치는.... 포털에서 '니와'를 검색해서 그 골목으로 들어와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됨. 이발소 바로 옆입니다.
아마 모님과 ㅅ님, ㄱ님, k2님은 대충 위치가 머리에 그려지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