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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주절주절

by choco 2011. 9. 16.

1. 오늘 최동원 선수 발인 사진들이 포털 스포츠면을 가득 채운 걸 보고 있는데....  일면식도 없는 남임에도 왜 이리 마음이 허하고 꿀꿀한 것인지.  나랑 피 한방울, 혹은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의 죽음 중에 이렇게 내가 이렇게 감정적으로 힘든 건 2년 전 노통 돌아가셨을 때 이후 처음인듯.  

2. 다큐 진행하던 것의 담당 팀장에게 은근히 쌓이고 쌓였던 게 어제 드디어 폭발해서 오늘 새벽 마지막으로 컨펌용 기획안 써준 뒤 감독에게 관두겠다고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오전을 보냈는데 결국 다시 발목을 잡혔다. ㅜ.ㅜ
전화를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 감독 얼굴 때문에 하기는 하지만 앞날이 험난해 보임.  그래도 편성은 11월 말로 확정됐으니 그때 이후는 안 봐도 된다는 것에 위로를 받으면서 살아야지.

3. 너무 머리가 굳어지는 것 같아서 4/4분기임에도 -하긴 예년 생각하면 4/4분기라고 할 수도 없지. ㅜ.ㅜ- 이집트 예술의 이해라는 성인 교양 강좌를 하나 신청해서 듣고 있는데... 지난 첫 시간은 몸살과 마감 때문에 못 가고 오늘 처음으로 갔다. 
십 수년 만에 책상에 앉아 2시간 가까이 강의를 들으려고 하니 온 몸이 주리가 틀린다.  ㅎㅎ;   정말 공부는 때가 있기는 한 모양.  그래도 선생님이 -브라운대 이집트학 박사라고 함- 강의를 잘 해서 재미는 있다.  앞으로 남은 강의는 빼먹지 않고 열심히 들어야지.

4. 프랑스 요리 배우러 가서도 느낀 건데 아줌마들은 남자 강사와의 친분 쌓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도 강의 끝나고 선생님께 점심 같이 먹자고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모자라 나처럼 별 생각없는 사람까지도 끌고 가려는 분위기.  식사하면서 이집트 미술 얘기를 더 듣고 궁금한 걸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별로 친하고 싶지 않은 스타일의 기 센 아줌마들이 두려워서 약속이 있다고 하고 조용히 사양.  우리 클라스의 유일한 남자 분도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아마 나랑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음.  ㅋㅋ

5. 내내 꿀꿀하던 3을 관두는 걸로 확신을 했을 때 너무 기분이 날아갈듯 좋은 데다가 정말 필요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찾았던 딱 마음에 드는 클래식한 검정 에나멜 구두를 발리에서 발견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질렀다.  돈 벌 일을 걷어찬 마당에 소비를 하는 건 이 무슨??? 이라고  찔리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클래식한 검정이 에나멜 소재로 딱 떨어지는 게 의외로 예쁜 게 잘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그리고 나서 신나서 용산에서 집까지 룰루랄라 걸어오기까지 했었는데....  결과는...  --;   11월까지 그 팀장 때문에 열 받는 일 생기면 발리 구두를 바라보면서 위로를 받아야겠음. 

6. 이 즈음에는 가을 야구에 두근거려야 하는데.... 이겨도 열 받고 지면 또 지는대로 열 받고.  LG나 한화, 넥센이라도 좀 잘해주면 좋으련만 이것들은 이것들대로 삽질이고.  즐거움이 없다.  그나마 유일한 위로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개막.  예전 동훈이나 연아의 리즈 시절을 연상케 하는 주니어들을 보면서 오랜만에 두근거리고 있다.  선발전부터 리뷰를 해야하는데.... 선발전은 이미 기억에서 다 날아갔고 주니어 그랑프리 복기나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해야겠음.  

7. 그래도 한줄만 더. 준형이 예뻐 죽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