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중에 나를 위한 일기 차원에서 간단하게 끄적이자면.... 오늘 마감 2개 끝냈음. 하나는 9월 말에 준다고 한 걸 아직도 잡고 있던 목에 걸린 가시 같은 거라 보내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그런데.... 동시에 왠지 모르게 시원섭섭. 뭐... 이러다가 또 수정 넘어오면 그때부터는 머리 쥐어 뜯겠지. 나머지 하나는 말 그대로 삽질 중인 마감. 뭘 원하는지 명확하게 해주면 거기에 맞춰줄 텐데 가장 골치 아픈,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면서 뜬구름 잡는 소리만 많은. 참을 인자를 그리면서 해주고는 있는데 또 포인트 못 잡고 허공을 부유하면 조만간 한 마디 해줄 예정.
2. 마감 끝내자마자 뛰어나가서 우편사고로 연체료 붙어서 온 주민세 고지서 관리소에 반환. 오늘까지 모아서 세무서에 반환하면 연체료 없는 고지서 다시 준다고 한다. 평소라면 그냥 170원인데 연체료 내고 말지, 하고 안 뛰어내려가겠지만.... 강바닥 파는 것도 모자라 자식 집까지 사주는 데 돈 보태주고는 170원이 아니라 18원도 보태주고 싶지 않다. 혐오는 게으른 인간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위력이 있는 듯.
3. 지난 주에 생일이었는데 올해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선물들이 들어와서 간만에 좀 짭짤. 특히 놀랐던 건 동생의 인간친구남자이자 나의 인간남자동생친구인 김군이 준 백화점 상품권. @0@ 전날 회사 체육대회에서 받은 거라고 줬는데.... '내가 이걸 받아도 될 만큼 얘한테 잘 해준 게 없는데 덥석 받아도 괜찮을까?'라는 문자를 동생에게 보냈더니 그걸 보고 김군이 '없지'라는 대답을 했다고 함.
그 대답을 전해 듣고 곰곰히 떠올려봤는데.... 지구 여자들이 지구 남자들에게 잘 해주는 평균으로 봤을 때는 별반 잘 해준 게 없기는 하지만 사촌범위 내의 일가 친척을 제외하고 내가 가장 잘 해준 남자 중 하나가 김군이었다! 내가 사귀었던 남자들을 다 합친 것보다 밥을 많이 해줬고 (<- 사준거 아님. 불러다 먹였음!) 직접 만든 빵과 떡은 셀 수도 없음. 걔도 그랬지만 우리도 걔네 경조사는 빠지지 않았음.
결론은 받아도 된다. ㅎㅎ; 뭘 살까?
4. 이 글 쓰는 도중에 카드회사에서 선포인트 적립 어쩌고 전화가 왔다.
요즘 결제만 하려고 들면 선포인트 어쩌고 하는 걸 받으라고 꼭 떠서 안 받는다고 클릭하는 거 귀찮아 죽을 판인데 이제 전화까지 오는구나. -_-; 신청하면 적립율을 높여주고 어쩌고 열심히 꼬시는데... 단호하게 잘랐음.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안내서를 보내겠다고 하는데 진짜 우편비용 낭비일거고만...
내가 요즘 제정신이 아니긴 하다만 은행, 카드사, 보험사, 한나라당에서 꼭 해야된다고 열심히 침 튀기는 것 치고 나한테 도움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는 아니다.
5. 이것도 일종의 생일 선물의 일종이랄까.... 선물에 뭍어서 함께 온 호박에 관한 짧은 단상.
토요일에 칼국수 끓일 때 아버님이 텃밭에서 농사지은 거라고 K2님이 갖다 준 조선 호박을 하나 썰었는데....와우! 이게 얼마만에 맡는 호박 냄새인가! 호박이 바로 이런 냄새였지! 하면서 채를 쳤다. 하우스에서 비닐 씌워서 키운 애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부친이 요즘 상추는 쌉쌀한 맛도 없고 채소들이 옛날 맛이 안 나네~ 하는 게 바로 이런 의미인 것 같다는 공감대도 함께 형성.
하나 남은 아이는 새우젓이랑 차돌박이 넣고 맵게 볶아 먹어야겠다.
결론은.... 잘 먹었어요~ + 풍요로운 생일 주간이었다.
6. 마감에 후달려 잊고 있었는대 모레가 투표였다. 본래 그날 지방 출장 예정이었는데 화들짝 놀라서 목요일 아니면 못 간다고 바꿨다.
2002년에 이회창 후보 옆을 지키는 그녀를 모니터로 보면서 '동생도 예쁜데 언니도 참 예쁘구나'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비호감이 될줄은 나도 정말 몰랐었다. 사람마다 다 싫은 이유가 있겠지만 내게 결정적이었던 건 미디어법 때 '국민들은 잘 모른다'는 한 마디.
내가 댁만큼 똑똑하진 않지만 댁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멍청하지는 않다!
그리고 요즘 하는 그녀의 행각을 보면.... 별로 잘 나진 못 했어도 내 일생에 무수리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나여사가 되면 빼도박도 못하고 시녀 내지 무수리 취급을 받을 것 같다는 오싹함이 엄습.
조순 2에 육박하는 하고지비 과라서 별반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쪽은 최소한 나를 시민으로 인정은 해주겠지.
근데.... 토론 연습 좀 하세요. ;ㅁ;
예상 질문이랑 답변으로 리허설 두어번만 해도 그렇게 삽질은 안 할 수 있는데 밑에 X들은 뭐하는겨!!!!
이건 당사자도 당사자지만 보좌관들이 욕 먹어야 함.
7. 그걸로는 진짜 유시민을 당할 자가 없지.
김해에서 삽질만 안 했어도... -_-;
근데 000 대통령에 유시민 총리나 장관도 괜찮을 것 같다.
대통령은 우~아하게 폼 잡으면서 다독이는 척하고 칼질은 이 아저씨가 하고.
상상만으로도 짜릿하군. 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