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방콕인 인간이 정말 모처람 회의가 아니라 개인사로 차려입고 어디 나갈 날만 잡으면 봄부터 가을까진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고 겨울엔 미친듯이 춥다. -_-++++
이놈의 날씨 정말!!!!!!!
나도 좀 샤방샤방하니 입고 다녀보고 싶은 날이 있다고!!!!
다른 때라면 그냥 좌절하고 대충 입고 나갔겠지만 오늘은 지난주 아픈 바람에 외부 약속 줄줄이 취소되고 그나마 미룬 것들은 내 위장을 감안해서 모조리 집으로 온 바람에 사람답게 하고 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만땅으로 찬 상태.
얼어죽거나 말거나 차려입고 나섰다,
당연히 춥기는 했지만 그래도 파리에서 비싸게 사와서 아직 5번도 못 입은 옷의 외출 횟수를 5번 채워줬음.
이 난리를 치고 간 곳은 결혼식인데... 신랑이랑 나이 차이가 좀 있다는 건 알고 갔지만 조금은 쇼크인 얼떨떨한 상태.
오늘 신부는 내가 대학 갓 들어갔을 때 초딩 2학년이었던가? 여하튼 내 첫 제자 중 하나였는데 신랑은 학번을 들어보니 나랑 최소한 동갑이거나 만약 재수를 했다면... -_-a
확실히 결혼 시장에서 남자가 유리하긴 한 모양이다.
재작년에 후배 작가 하나가 10살 차이나는 신랑이랑 결혼을 해서 끄아아악! 소리 나오게 하더니 얘는 한 술 더 뜸.
그래도 둘 다 행복해 보이니 됐지..... (라고 쓰면서도.... ㄷㄷㄷㄷㄷㄷ)
요상하게 여자가 봐도 정말 괜찮은 애들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들에게 잡혀가네.
아마도 그게 노련미와 연륜이겠지. ㅋㅋ
그 남자들은 전생에 독립운동을 2번은 한 듯.
오늘 결혼식은 영동 호텔 옆에 있는 하우스 웨딩 어쩌고 하는 곳이었는데.... 예전에 우리 부친이 강남 모 호텔의 결혼식에 다녀오셔서 "거기 스테이크 고기는 장조림보다 맛없었다." 란 코멘트를 하셨을 때 '정말 까칠하시구만' 했었는데 오늘 내가 똑같은 소리를 하고 왔다.
디저트 포함해서 6코스인데 다 한입씩 먹고 포기.
다시다를 잔뜩 푼 육수에서 헤엄치는 국수를 한입 먹고 디저트는 그냥 포기하고 나왔다.
집에 와서 햇반 데워서 저녁 먹었음.
인터넷 상에서 평이 좋아서 음식은 어떨까 은근 기대를 했더니만.... 분위기는 어떨지 몰라도 12년 전 이천에서 열렸던, 식중독 걸릴까봐 한입도 먹지 않고 온 결혼식 부페와 거의 쌍벽을 이루는 수준.
그때는 식장 수준에 맞춰서 부주라도 적게 했지 오늘은 밥값 비싼 곳이라 돈도 많이 냈구만.
그 돈이면 라 쎄종이나 트리토리아 몰토나 여하튼 쓸만한 프렌치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한끼 잘 썰고 나올 수 있는데 들척지근한 소스로 범벅을 한 퍽퍽한 장조림 고기를 썰다 왔으니. ;ㅁ;
밥 먹으러 결혼식 가는 건 아니지만 이왕이면 맛있는 게...
내일은 또 힐튼에서 돌잔치.
힐튼 부페도 정말 별로인데.
더구나 여기는 대놓고 미국산 소고기 쓰는 곳이라 정말 먹을 게 없다. -_-;
이왕 비싼 돈 내고 호텔에서 할 거면 부페 괜찮은 신라나 라마다 르네상스나 인터콘에서 하지.... 라고 뒤에서 꿍시렁. ㅎㅎ;
예전에 갔을 때 치즈 섹션은 괜찮았던 기억이 있으니 치즈나 골고루 열심히 먹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