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로맨스 포스팅.
읽기는 꽤 읽었는데 읽다 만 것이 50%. 언젠가는 다 읽으리라 하면서 보다말다 엎어둔 것이 40% 끝까지 제대로 읽은 건 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된다. 요즘 나오는 게 별로인 건지 아니면 내가 아주 시들한 사이클에 접어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책을 만나기가 요즘은 좀처럼 힘들다.
밤잠을 설치면서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잠을 줄여가면서 며칠동안 정말 감탄과 가슴 두근거림을 갖고 끝까지 읽어내린 책,
역시 이선미! 라는 찬탄이 나오게 한다.
내가 연관성 없어 보이는 파편들이 하나씩 딱딱 제자리를 찾아가는 건축적인 구조의 절대적인 신봉자란 것도 달의 시에 뿅~ 간 이유중 하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건 아주 괜찮은 책이다. 물론 내용이 상당히 취향을 탈 수 있다.
흡혈귀가 등장하는 미래 시대의 어느 나라. 끝까지 완벽하게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인간과 흡혈귀 사이 혼혈로 보이는 여자 주인공과 흡혈귀들의 왕의 얘기. 간략한 소개로 보면 완전 유치뽕~ 내지 만화 스토리지만 그 유치할 수 있는 얘기가 탄탄한 구성과 새로운 세계를 제대로 만들어낸 상상력으로 인해 최소한 책을 보는 동안에는 현실로 다가온다.
정말로 우리 삶 주변에 우리가 모르는 다른 존재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공상을 슬쩍 해볼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였으면 그 상상의 휴우증에 꽤나 오래 잠겨 있었겠지만 이제는 차단 잘 된 칸막이 구조를 완성한 나이가 된 고로 그냥 글과 내용에 감탄하고 끝났다.
공감가는 상상력, 매력적인 캐릭터,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는 구조와 적당한 생략에 더불어 분위기에 걸맞는 문체를 찾아서 쓰는 작가의 노력과 능력에 부러움을 쫌 느꼈음.
[#M_ more.. | less.. |그러나... 취미인 인간이 전업과 같은 투자를 하는 건 수지타산에 절대 맞지 않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맘 편히 살기로 했다. 이래서 난 늘 제자리 걸음인지도...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취미가 부담이 되면 안 되지~ 취미는 취미로 밥벌이에 충성을!
책/픽션
달의 시
이선미 | 캐럿북스 | 20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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