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그냥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아 뒤적이다 대여점에서 빌린 책. 여기저기서 평이 꽤 좋았던 기억도 났고 이 출판사 정도면 최소한 보*차 같은 대형 폭탄을 던져놓지는 않았겠지 하는 일말의 위안을 삼고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을만 했다.
요즘 한번 잡은 책을 끝까지 읽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은데 이건 두어 시간만에 가볍게 독파.
로맨스 소설이란 것 자체가 일종의 환타지기 때문에 그 비현실성이야 기본 전제로 깔고 가야 한다. 너무 현실적인 것은 나도 읽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최소한의 사실성을 요구당하는 게 로맨스란 장르의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일텐데 이 작가는 거기에 아주 절묘하게 걸쳐섰다.
수도권 어느 마을에 사는 33살 노처녀 식당 사장. 평생 외도하다가 첩과 함께 교통사고로 죽은 아버지 때문에 결혼이며 사랑 같은 것은 믿지 않고 어머니와 이복 동생을 건사하며 악착같이 살다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여주. 그녀의 식당에 우연히 찾아왔다가 또 그녀가 사려던 전원 주택을 사면서 한 동네에 이사온 30살의 유명 탤런트 남주와 눈이 맞아 점점 끌리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사실 현실에선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있을 수도 있지 않겠냐, 남주와 여주가 서로에게 끌리고 사랑하고, 또 헤어졌다가 다시 화해하는 과정이 특별히 거슬리지 않고 그냥 그냥 읽어진다.
솔직히 요즘에는 태클 걸지 않고 끝까지 읽어지는 글로 별로 없기 때문에 이 정도만도 아주 감사했음.
소장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부담없이 2-3시간 때우기에는 좋은 내용이었다. 물론 이게 취향인 사람들은 또 두고두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