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고운 | 눈과마음 | 2006.9.26-27
눈과 마음에서 나온 책은 폭탄이라고 할만한 것도 드물지만 또 그렇다고 재밌는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욕하기도 어정쩡한 고만고만한 중박급들이 나오는 출판사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모처럼 읽을만한 책이었다.
작가 이름이 눈에 익어서 긴가민가했는데 1% 어떤 것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자였다.
프롤로그를 읽었을 때는 조폭이 주인공인 로설인가 했는데 예상과 달리 남주는 고아 출신의 나름 유능하긴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 조건으로 봤을 때 여주가 남주보다 조건이 더 낫다. 남조가 오히려 엄청 똑똑하고 배경 화려한 전형적인 주인공 스타일이었다.
이런 설정상의 특징 말고도 이 소설은 구성도 감탄이 나올 정도까진 아니지만 초반부에는 궁금증을, 중후반까지 해결되지 않은 복선을 적당히 깔아놓고 하나씩 밝혀나가는 재미를 주고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주인공 커플보다는 조연들의 성격이 더 살아있고 매력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그 전체가 어우러져서 맛깔진 색채를 냈다고 하면 될듯.
빈틈없이 단단하게 짜여진 내용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뭉쳐진 맛있는 주먹밥 같은 소설. 머리 쓰고 감정 흔들리고 할 것 없이 시간 보내기에 좋은 작품이다.
끈적하거나 뜨끈한 로맨스보다는 약간은 건조하고 밍숭맹숭함을 추구하는 게 파란만장 미스왕 같은 극소수 작품을 제외한 이 출판사의 특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몇권 읽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봤던 책들의 스타일이 딱 그런듯. 업다운이 심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심심한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