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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병원 단상.

by choco 2012. 6. 26.

 

1.  6월은 내 각종 정기 검진에다 우리 연로한 뽀양의 정기 검진 + 항체 역가 검사 + 심장 사상충 검사까지 다 몰려 있어서 본래부터 의료비 폭발인데다 애완동물진료비 10% 부가세까지 붙어서 정말 허리가 휜다.  그리고 검사 받는 김에 나도 이런저런 미루던 병원 순례를 하다보니 오늘 가계부 보는데 정말 기절....  -_-;;;;

 

우리 뽀양을 보면 가장 싸게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건 가장 일반화된 매뉴얼을 활용해 그 프로그램대로 가는 거지 싶긴 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나은 걸 원하는 사람은 거기에 비용을 더 지불해야겠지.

초반엔 단골 병원샘과 약간의 이견도 있었지만 매년 항체 역가 검사를 하는 걸로 타협 중.   그리고 이 타협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홀리스틱에서 꾸준하게 지적하는 백신의 부작용 등등의 문제도 인식하지만 그렇다고 자체 면역으로 이겨낸다는 보장도 없는데 모험할 간뎅이가 없음.  아마 이 항체 역가 검사를 안 받으면 얘가 항체가 하나도 없는데 우리가 그냥 두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스트래스로 내 명에 못 죽지.

문제는 최고로 비싼 예방주사도 2만원 정도인데 항체 역가 검사는 3배가 넘는다는 거.  ;ㅁ;

그냥.. 2만원은 예방 주사 맞은 셈, 나머지 차액은 내 정신 건강을 위한 돈이려니 하고는 있으나... 비싸긴 진짜 비싸다.

 

피검사 결과는 기다려야 하는 거고... 나이를 먹으니 소소하니 안 좋아지는 건 자연의 이치이니 순순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고, 이 정도에도 감사해야겠다.

 

어쨌든 오늘도 우리 뽀양은 로얄 코펜하겐 풀레이스 티잔을 한 조 잡아 드셨다.  ㅜ.ㅜ

 

2.  6월 들어 아침마다 오른손 관절이 딱딱해지고 좀 안 좋은 걸 내내 미루다가 어제 정형외과에 갔다.

 

아산병원에서 정형외과 과장하던 연세 지긋한 교수 양반이 차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병원.

동생이 발 아파서 갔는데 약 한방에 증세를 끝내줬다고 해서 나도 여기로.

혹시 류마티스가 아닐까 등등 덜덜 떨면서 증세를 설명하는데 첫 마디 曰

"요즘 이상하게 하루 한두명은 꼭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오신다." 로 서두를 열고 몇가지 질문을 하더니.

붓기도 없고 류마티스는 여성일 경우 보통 30대 초반에 발병한다.  류마티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리치료를 할 정도 증상도 아니고 해도 이 정도 증상에선 효과도 없다.

약 줄 테니까 1주일 먹어보고 호전되지 않으면 다시 와라.  그때는 혹시 모르니 피 검사 하고 주사 요법 등을 써보겠다.  이렇게 간단히 결론.

 

병원에 3800원 주고, 약국에 일주일치 2800원 주고 집에 왔음.

근데 약 어젯밤에 한 번, 오늘 점심에 한 번 지금까지 딱 두번 먹었는데 한결 부드럽네.

아마 소염진통제 계통을 줬을 텐데 이래서 의사로구나.

 

근데 다니던 재활외과나 다른 외과 갔으면 아마 물리치료 시켰을 듯.

연말에 역시나 아산병원에서 나온 과장들이 차린 동네 안과 갔을 때도 느낀 거고, 요즘 다니는 내과에서도 느끼는 건데...  종합병원에서 중환자만 보다가 로컬로 나와 개원한 의사들은 이런 류의 소소한 병에는 참 대범한 듯.

 

전문의 따고 바로 개원한 의사들은 대부분 당장 큰일 날 것처럼 약을 바리바리 보따리로 처방을 해주는데 어제 새로 개척한 이 병원 포함 세 군데 다 약도 참 심플하다.  두 종류 이상을 못 받아봤다.

특히나 내과 샘은... 같은 증상으로 전에 다니던 곳은 약이 한 4-5가지에 하루 3번인데 이분은 아침에 딱 한 알.  효과도 이쪽의 한알이 더 나음.  ^^;

 

난 이게 좋은데 같은 병원을 두고 약도 잘 안 주고 무성의하게 진료한다는 성토가 가끔 나오는 걸 보면 역시 사람의 취향은 백인백색.  그 덕에 다양한 의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

 

여하튼 이 정형외과 맘에 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