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타운센드 | 한겨레출판 | 2011.4?~2012.8.1
작년 봄에 교과부에 회의하러 가던 날 시작했던 것 같다.
머리 꽉 막힌 공무원들을 상대로 벽에다 공 치는 것 같은 회의하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들에게 꽤 감정 이입을 했었던 기억이... ^^;
제목을 보면 그동안 벌어졌던 유명한 테러 사건과 그 단체, 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 내용일 것 같은데 약간은 선정적인 제목과 작은 사이즈의 책이 주는 가벼운 선입견과 달리 내용은 상당히 묵직하다.
서구 학자가 쓴 것인 만큼 테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그들의 시각에서 입각한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의외로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건 내 편견일 수 있겠지만 이런 류의 인문학에서 비교적 객관적이고 폭넓은, 그러면서도 심층적인 접근은 이상하게 미국보다는 유럽쪽 학자들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학문적 분위기가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접한 저자들이 우연히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음.
저자는 유럽인들의 시각에서는 암살자이자 과거의 의미에서 테러였을 이슬람의 아싸신들로 대표되는 암살자들. 그 십자군 시대에서부터 테러의 역사를 짚어내려본다. 그리고 공포 정치에 대한 저항, 혁명, 민족주의, 종교 등 갖가지 이유와 목적을 중심으로 한 테러를 분류해 설명해 나가고 있다.
2002년에 나온 책이니 벌써 10년 전의, 시간상으로 보면 좀 낡은 감이 느껴져야 할 텐데 테러리즘의 양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변화가 없고 그 양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보니 2012년에 나온 책이나 다름없이 다가온다.
책에 대해서 이렇게 단순하게 뭉뚱그리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의 가치는 지배자의 논리에서 벗어나 테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균형있게 소개하면서 또 그 폐해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테러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반대로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힘을 가진 국가들이 테러를 대하는 방식 역시 테러를 중단시킬 수 없다는 것. 그들이 갖고 있는 평행선이랄까, 서로 충돌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달려가 맞부딪치는 치킨 게임에 대해서 냉철하게 설명한다.
테리리즘의 이해를 위한 입문서이긴 하나 개요가 아니라 연구 단계의 독자를 위한 책이지 싶다.
굉장히 건조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즐겁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고 많은 해석과 사고를 요구한다.
내 무식이 죄겠지만 솔직히 이 책은 내게 어려웠다.
하지만 한번쯤은 읽어보는 게 좋은 내용인 것 같고, 띄엄띄엄 1년 넘게 끌었으나 다 읽어냈다는 것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