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친구는 내가 깊은 나락에 떨어졌을 때 그 옆으로 내려와 함께 아파해주는 사람.
출처는 명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우정, 혹은 진정한 친구에 관해 이런 류의 정의가 유행이랄까... 대세인 것 같다.
그동안은 별 생각없이 그런가보다~ 했는데 부쩍 저 말이 과연 맞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새록새록.
혼자 그 아래에 외롭게 있지 않도록 함께 누군가가 있는 건 분명 대단한 우정이고 훌륭한 친구긴 한데 그러면 어떻게 빠져나가지?
요행히 힘을 합쳐 빠져나온다면 다행이지만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그 나락에서 못 빠져나오고 뒹굴어야 한다면?
극단적인 비유를 들자면 물에 빠진 친구 구하려 들어갔다가 같이 빠져죽는 걸 수도 있다.
역시 극단적인 비유지만 친구(혹은 연인) 돕는답시고 공범자가 되서 같이 망하는 경우도 사회면에서 왕왕 접한다.
한 명은 입구에서 밝은 불을 켜서 탈출구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구명줄을 던져서 잡게 하고.... 빠져나올 때까지 격려하고 지켜주는 게 우정이 아닐까?
어느 게 정답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난 내가 정말 저렇게 힘들 때 내 친구가 그래주면 좋겠다.
비도 오고 꿀꿀하니 산다는 게 뭔지... 하는 생각이 괜히 드네.
동시에 저녁은 부대찌개로 해야겠다는 현실적인 먹고사니즘도 뇌리를 강타.
좀 있다 나가서 두부랑 미나리, 버섯 사와야겠다.
철학도 일단 배가 불러야.... ㅎㅎ